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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귀염둥이 여섯 살 제니
동양에세이/ 귀염둥이 여섯 살 제니
  • 이도근
  • 승인 2020.01.19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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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복호 괴산 백봉초 교장
 
신복호 <괴산 백봉초 교장>
신복호  괴산 백봉초 교장 

 

“엄마, 우리 강아지 보러가요.”

6년 전 가족과 함께 피서를 다녀오던 어느 여름날 큰 아들이 대뜸 꺼낸 말이었다. 귀가 솔깃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동생이 없던 나는 어린 시절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유일한 친구였다. 학교 다녀오면 제일먼저 대문 밖으로 버선발로 달려 나와 한결 같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곤 했다. 털을 쓰다듬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꼬리를 흔들며 두 눈을 반짝였었다. 새끼를 낳으면 복슬복슬한 강아지를 한 마리씩 꺼내 쓰다듬으며 행복해 했던 기억이 새롭다.

늘 강아지에 대한 따뜻한 추억이 가슴 속 저편을 차지하고 있던 터라 “개는 뭐하러 데려오려고 하느냐”는 남편의 볼멘소리를 뒤로하고 망설일 것도 없이 우리는 애견샵으로 나섰다. 어린 아기강아지들이 너무 이른 시기에 어미와 헤어져서 진열장 안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졌다.

“강아지 키우시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질 겁니다.” 숍 사장님의 확신에 찬 말씀을 떠올리며 저녁에 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쩜 우리가족과 인연이 되려는지 둘 다 지금의 우리가족 귀염둥이가 된 그 갈색 푸들을 점찍어 놓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지체 없이 이튿날 바로 가서 설레는 마음으로 몇 가지 애견용품과 함께 새 가족을 데리고 왔다.

돌이켜 보건데 그때의 우리 제니는 너무도 작고 귀엽고 설거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아주 겁 많은 새끼강아지였다. 그랬던 제니가 6년을 함께 하며 지금은 우리가족에게 위로가 되고 행복을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처음에 반려견 입양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남편마저 제니의 재롱에 퐁당 빠졌다. 주말부부인 남편은 집에 오면 목욕과 산책을 도맡아 하는 것은 물론 전에 한 번도 시도하지 않던 영상통화를 제니를 데려온 이후 수시로 걸어와 제니를 보여 달라고 할 정도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영리하고 말을 잘 알아듣는 강아지는 우리가족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랑스런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면 온갖 시름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보호자를 향해 온 마음을 다하는 강아지와 함께 있으면 힐링이 된다. 신기하게도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심리적인 문제나 육체적 고통도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을 보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반려견은 가족이 느끼는 기쁨, 슬픔, 괴로움, 즐거움도 함께 느끼며 분위기를 파악하는 섬세한 생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일은 피서철이면 어김없이 버려진 반려견들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데려올 때는 언제고 그렇게 물건 내던지듯 버릴 수 있는지 기가 막힐 일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증가하면서 키워보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하기를 권한다. 우리 반려견 제니가 소중한 생명 그 자체로 존중 받으며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또 받은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주는 평생의 동반자로 오래오래 함께 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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