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순 청주시 서원구 산업교통과 팀장

조양순 청주시 서원구 산업교통과 팀장

[동양일보]“요즘 젊은 것들은 다 그래, 어쩔 수 없어!”

점심을 먹다가 오간 대화 속에 나온 말이다. 모 과장님이 하위 직원에 몇 가지 서운한 일로 심기가 불편한 걸 표현하셨다. 말이 계속되면 습관이 되듯 부쩍 젊은 직원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신다.

“과장님 젊은 것들 기준이 뭔가요?”

굳이 답을 들을 생각도 없이 옆에 있는 직원이 물었다. 나도 별로 기대는 않고 식탁에 나온 물을 따르고 있었다.

“그건 말이야, 젊은이는 꿈을 먹고 사는 사람이고 늙은이는 추억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야. 꿈과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은 젊은이고, 옛날에 내가 뭐 했네, 한때는 잘 나갔네, 이런 얘기만 하는 사람이 늙은 사람이지.”

요즘 젊은이 직원들을 비하하면서 전형적인 꼰대 의식을 유감없이 발휘하신 과장님 입에서 이런 멋스러운 말이 나오니 의아했다.

젊음과 늙음의 차이를 명쾌히 정의를 내리셨음에도 과장님의 언사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와 조직에 깊숙이 내려앉은 꼰대라는 말이 스쳐 지나갔다. 세대 간과 나이 차이를 가지고 무시와 비아냥, 그리고 피함의 대상이 돼 버렸다.

‘라테는 말이야(Latte is horse)’처럼 ‘나 때는’으로 시작되는 상급자와 권위자들의 일장 연설은 기피 대상 1호다. 서로 간에 왜 그럴까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나와 다르면 틀린 것으로 받아들인다. 단지 조직의 힘 때문에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소통이 되지 않는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이 새삼 실감 난다. 그래야 편하기 때문이다.

“엄마, 요즘 그런 말 하면 꼰대 소리 들어요.”

가족과 대화를 하는 중에 아들이 끼어들어 한 말이다. 직원들 사이에 일어난 사소한 일들을 얘기하던 중이었다. 대화는 계속되지만 내심 기분 상한 감정은 어쩔 수 없었다. 옳은 말을 하는데도 그게 꼰대 소리를 들어야 되나?

쓴 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듣기 싫은 건 인지상정이다. 아들과 세대 차이를 여실히 느끼는 순간이다. 세대 차이는 어느 시대나 있었고, 서로 대립했다.

스마트폰 기능 물어보기, 에어컨 메뉴 설정, 인터넷 구매 등 소소한 일들을 일일이 아들과 딸들에게 시킨다. 직접 찾아보고 주문해도 되지만 애들에게 시키는 게 편하다. 에어컨도 설정‧제습‧냉방‧취침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우리 부부는 켰다, 껐다만 한다.

나이 듦의 시작일까? 우리 부모 세대도 내가 우리 딸만 했을 때 이러한 것들을 시키곤 했다. 그때 당시는 텔레비전 기능들을 나에게 시키셨다. 귀찮기도 하고 어렵기도 해서다. 지금 내가 똑같이 하고 있다.

세대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고 있었던 일이다. 서로 반목과 대립의 조건이 아니다. 자식이 부모가 되고 손자, 손녀를 보면서 자연스러운 인생 경로다. 내 생각과 내 사고가 옳은 것도 아니고, 다른 세대와 똑같을 수도 없다. 서로 달라야 이 세상이 돌아가는 것처럼 다름을 내가 먼저 이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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