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서원대학교 비전학부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서원대학교 비전학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양일보]매년 5월 8일인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각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님을 비롯한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하고 그동안 뜸했던 전화통화로 안부를 묻기도 한다.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노인복지 관련 기관에서는 “나라를 위해 애써주신 어르신, 자녀를 위해 희생해주신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의 행사를 개최하여 활기차고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다른 해와 달리 올해 ‘어버이날’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간 건강을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소박한 가족모임과 요양병원과 요양원, 공동생활가정 등 요양시설에 계신 부모님의 경우에는 방문을 통한 면회는 자제하고, 비대면을 통한 ‘영상전화’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갖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언론보도를 통해 요청 중에 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중요함과 동시에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항상 나의 가족을 위해 희생해주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내가 존재할 수 있었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라온 사회 구성원도 존재한다. 부모님이 원망스럽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그만큼 부모님의 역할과 존재도 중요함을 우리는 배워간다. 이 세상에 존재하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만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을 살아가면서 하나씩 삶의 지혜를 쌓아가고 겸손과 소통의 지혜로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갈 때 우리는 존경받으며 삶을 정리해나간다.

그래서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어르신과 함께하는 노인복지관이 될 수 있도록 직원과 어르신의 이야기에 귀담아듣고 있다.

2020년부터 시행되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수행하는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서는 어르신들의 필요한 욕구에 대해 생활지원사와 함께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기초연금 수급자 가운데 독립적 일상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족과 같이 가정을 방문하여 어르신의 건강증진과 사회적 관계형성을 위한 참여형 서비스를 포함하여 안전지원, 사회참여, 일상생활 지원 등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청주시청 노인장애인과와 독거노인통합지원센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 간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내 돌봄의 사각지대가 발생되지 않도록 조사와 상담을 실시하고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을 발굴, 연계 및 제공을 통해 어르신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그래도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은 가족이다.

가족이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렇게 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노인복지관 관계자로서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어르신들의 요구에 맞는 기관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연결해주는 ‘정보제공의 선물’은 어떨까 싶습니다. 나의 부모님과 더불어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꼭 메모하고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인 어려움에 대한 관심과 지역사회 관련기관에 의해 제공되는 치매 예방, 노인학대 예방, 자살 예방, 범죄 및 사기피해 예방 사업 등에 관심을 갖고 가족의 힘만으로 해결하고자 하지 말고 청주시에 도움을 요청해주시는 것도 가족이 부모님과 지역 어르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선한 행위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는 제가 맡은 노인복지관의 관장으로서 경제적․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르신을 위한 노력,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외로운 죽음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 어르신들의 보행이 많은 구역에 사고 방지를 위한 노인 보호구역 확대 등 ‘나라를 위해 애써주신 어르신, 자녀를 위해 희생해주신 어르신’의 빛나는 청춘을 응원하고자 지역사회 노인복지관 관장님들과 함께 어르신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갖고 계신 소중한 자원을 ‘나눔’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의 주인공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생일을 맞아 부모님이 주신 건강한 신체로 111회 헌혈을 하러 행복한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부모님의 은혜. 우리 모두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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