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감을 통한 진심어린 위로, 대원들의 심리적 안정감도 찾을 수 있어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책을 읽고 토론하며 각자의 인생 드라마를 설계 해보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청주동부소방서 독서토론 동호회 ‘119 북 드라마’는 그렇게 시작됐다.

현재 총 14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이 동호회는 아직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고 소규모지만 활동은 여느 동호회 못지않게 왕성하다.

소방공무원이라는 특성상 교대 근무로 회원들이 모일 시간을 맞추기 어려움에도 독서토론 활동뿐 아니라 지자체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해 회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고 있다.

119 북 드라마 회원들은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움은 물론, 본연의 업무에도 뛰어난 역량을 자랑한다.

지난해 충북도가 주관하는 행우문학회에 ‘꽃 피는 밤’이라는 제목의 시를 투고해 대상을 수상한 정준형 회원과 최강 소방관 선발전에도 출전할 만큼 소방기술을 연마한 윤바울 회원이 대표적이다.

회원들은 하나같이 동호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참혹한 재난현장을 겪은 이들과의 공감을 통해 진정한 위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토론할 도서 선정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단지 회원들이 선정해 ‘다른 회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도서’면 되고, 그 이유만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인문학적 작품만 아니라 만화책, 무협지 등을 추천한 회원이 있을 정도로 다양성이 존중받는다.

변금례(소방경) 리더는 “우리의 원칙은 단 하나, 회원 간의 논쟁 금지다”라며 “다양한 회원들의 견해를 들어보기 위해 다른 회원의 의견에 비판을 않기로 했다. 비판은 논쟁의 시작점이고 논쟁은 자칫하면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원칙을 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독서토론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만나서 하는 토론 대신 메신저 단톡방을 이용해 토론을 이어간 것이다.

이 동호외에서 가장 열 띈 토론을 벌였던 도서로는 지난 1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뽑았다.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다른 매체(영화, 뮤지컬 등)도 많이 상영된 만큼 회원들이 해석하는 방식이 모두 다 달랐기 때문이다.

변 리더는 “우리 동호회는 토론을 통한 교류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적 교류로 인한 대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재난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은 참혹한 장면에 자주 노출돼는 만큼 심리적 트라우마가 많이 생긴다. 문학작품과 만남을 통해 이들의 다친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었다”며 “조금 더 많은 대원들과 함께 문학적 교류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우식 기자

 

변금례 리더
변금례 리더

 

회원명단

△이인선 소방령(회장·동부소방서) △변금례 소방경(리더·동부소방서) △정준형 소방사(총무·동부소방서) △김성수 소방위(동부소방서) △신현섭 소방장(동부소방서) △유병창 소방장(동부소방서) △변미선 소방위(문의안전센터) △김원회 소방교(문의안전센터) △장영진 소방교(문의안전센터) △유영호 소방교(문의안전센터) △남석준 소방사(오창안전센터) △오수빈 소방사(오창안전센터) △정해승 소방사(오창안전센터) △윤바울 소방사(동부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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