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예방 파수꾼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지구촌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집단 발병하면서 시작된 이 사태는 이후 중국 전역은 물론 주변 아시아 국가와 북미,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됐고, 마침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 사상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팬데믹을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17일까지 확진자 수가 30명 선으로 유지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2월 18일부터 종교(신천지)와 거주지(대구·경북)가 연관된 지역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도 '심각'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방역당국은 발 빠른 역학조사와 신속한 환자 격리조치로 확산세를 몸으로 막아내며 국민 건강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했고 그 활동상은 뉴욕타임즈 등 유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새삼 조명을 받았다.

이렇듯 대한민국에 정은경 본부장이 있다면 김혜련(58.사진) 청주시 상당보건소장 또한 숨 가쁜 하루를 몇 달 째 보내며 시민의 보호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확진자와 접촉자 주변을 신속하게 차단해 추가 확산을 막는 기본업무는 물론 직원들을 일사분란하게 지휘하며 85만 시민의 안위를 걱정하며 노심초사 한지 몇 달째.

방역사령관 김혜련 소장의 하루일과는 회의로 시작해 회의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날 밤까지 지역 4개 보건소에서 작성한 일일상황보고서를 분석한 뒤 이튿날 오전 8시 집무실이 아닌 본청 영상회의실로 출근한다.

대통령, 총리, 도지사 주재로 열리는 영상회의에 참석한 후 전국 상황을 파악하고, 방역 관련 정부 지침사항을 확인한다.

회의가 끝나면 바로 상당보건소 3층 집무실로 이동해 4개 보건소에서 오전에 작성한 일일상황보고서를 챙긴다.

각 보건소마다 추진한 방역활동 과정과 결과를 보고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 빠진 사안은 없는지 확인한 후 확진자와 격리자 상태를 기록한 모니터링 결과도 일일이 확인하며 이상징후를 판단한다.

특히 혹시 빼놨을 수도 있는 동선이나 놓치고 있던 접촉자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확진자의 역학조사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 일과다.

방역도 문제지만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강행군에 지친 직원들의 몸 상태도 김 소장이 꼭 챙겨야 할 업무다.

최근에는 높아진 기온으로 업무강도가 배가 되면서 직원들의 건강상태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지난 9일에는 인천시 한 중학교 선별 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검사 업무를 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48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남인천여자중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워크 스루’ 선별 진료소에서 A(26)씨 등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진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 등은 코로나19 검사 업무를 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어지럼증, 과호흡, 손 떨림, 전신 쇠약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코로나19 발발 후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 산한 전 공직자들은 시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24시간 불철주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방역의 좋은 사례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면 대한민국 방역의 모델은 청주시가 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고민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 될 때까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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