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언제나 선생님 클라쓰”

'선생님 클라쓰' 교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어느 교실에나 수학 숙제를 못 해오는 학생들은 늘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면 학원도 안 다니고 부모님도 도와줄 수 없기 때문에 혼자서는 해결을 못 한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함께 풀면 좋으련만 주어진 시간 40분은 그렇게 넉넉지 않다. 이 문제는 모든 선생님의 고민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생각지 않게 전국의 많은 교사를 새로운 교육 플랫폼에 적응하도록 만들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이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에서 많이 외쳤던 ‘같이의 가치’를 발현해야 한다.

코로나19에 전국의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준 이들이 충북초등수학교과모임 ‘선생님 클라쓰’다.

신중하고도 신속한 판단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청주 행정초 김도경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줄 영상을 만들 선생님들을 알음알음 모았다.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줄 영상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같이 해 볼래” 2020년 2월 ‘선생님 클라쓰’의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다행히도 뜻이 맞는 선생님들이 함께해 줬고, 여러 날을 함께 고민하며 ‘선생님 클라쓰’를 만들어 갔다.

처음 시도하는 학습동영상을 제작·보급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낯설고 복잡했다. 영상녹화 기계조차 잘 알지 못했던 교사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삐뚤빼뚤 글씨를 써 가며 녹화했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하고, 동영상 편집, 인터넷 사이트 라이센스도 구매했다.

이외에도 기존 폰트, 음악, 화면 등을 영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을 고려해야 했다. 이와 관련, 여러 기관에 연락해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수학익힘’ 영상을 한창 제작하던 시기에 전국의 학교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연기에 이어 온라인개학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처음 시도되는 온라인수업은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걱정을 안겨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학습 자료를 찾던 많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선생님 클라쓰’는 혼란한 시기에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다.

몇 개월간 서로의 얼굴도 나이도 모르던 상태에서 온라인 채팅만을 통해 ‘선생님 클라쓰’를 만들어 가던 선생님들은 얼마 전부터 오프라인 회의를 통해 재미있는 단원정리 영상도 만들기 시작했다.

김도경 회장은 “혼자서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학생, 문제는 해결했지만 정확하게 풀었는지 과정을 확인하고 싶은 학생, 개인 지도해야 할 학생이 많은 선생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만들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입을 모아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작은 일이 이렇게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김도경 회장
김도경 회장

 

 

 

 

 

 

 

 

 

◇선생님 클라쓰 명단
회장 김도경(청주행정초 교사), 최현민(청주남이초 교사), 권혁상(진천이월초 교사), 양정민(청주수성초 교사), 이정은(청주주중초 교사), 이기석(청주행정초 교사), 탁미래(청주만수초 교사), 김현경(청주만수초 교사)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