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택 청주시 남이면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코로나19 발생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위기가구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도 재난지원금 등 직·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위기계층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나도 재난지원금 지원 업무를 수행하면서 소상공인 등의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했던 사실에 놀랐던 적이 있다. 특히 학원, 체육관, 노래방 등 의식주와 관련 없는 업종은 몇 달 동안 소득이 전혀 없었던 사례가 대부분으로 이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을 듯 싶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우리 농촌지역은 그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학교가 휴교에 들어감에 따라 식자재 공급이 전면 무산됐고 외식 감소와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농산물 소비가 급격히 줄어 들었다.
하지만 농촌지역을 가장 괴롭혔던 건 노동력 부족이다. 그간 농촌을 지탱하던 기존 외국인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입국이 금지된 탓에 신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제 인구의 50% 가량이 65세 이상 노인들인 농촌지역에서 그들의 부재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우선 순위에서도 농촌지역을 우선 수위로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농촌지역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건 그 어떤것도 아닌 이웃의 사랑이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 남이면의 이웃사랑은 그 어느지역보다 따뜻했다.
남이면에서 운영하는 이장 협의회밴드는 매일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 게시물이 올라온다. 벼, 고구마, 고추, 생강 종류도 다양하다. 도움이 필요한 농가를 찾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코로나19의 위험을 감지하고 가장 빨리 움직인건 이장협의회, 자원봉사대 등 남이면의 직능단체였다. 그들은 긴급 회의를 열고 부족한 농촌일손돕기를 위한 방법을 찾았고. 그 중 하나가 사회적일자리 사업이다.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통해 도시 지역의 양질의 일손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청주시 전체 사회적 일자리 사업량의 30%가량인 8,000명의 봉사자가 남이면 지역을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니 실로 대단한 실적이다.
비단 그들 뿐만이 아니다. 남이면 주민 모두가 이웃을 아픔을 위해 기꺼이 움직 였다. 몸이 아파서 농사를 멈추게 되었다는 소리가 들리면 누군가는 트랙터를 이끌고 달려갔고, 누군가는 내 생업을 제쳐두고 달려갔다. 코로나-19의 시련은 강했지만, 이웃의 사랑은 그보다 강했다.
지금 농촌에서는 추곡 수매가 한창이다.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전년보다 수확이 20~30프로 이상씩 줄었다고 한다. 이상 기후에 코로나까지 어찌 수확이 좋아질 수 있었으랴.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 절망은 없다. 이웃의 사랑으로 최악을 극복했으니 내년엔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리라.
물론 이웃사랑은 농촌지역뿐만이 아니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임대료를 받지 않던 착한 건물주들 의료인력이 부족할 때 생업을 뿌리치고 대구로 내려갔던 의사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게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우리 주민들, 헤아릴수 없을정도로 많은 우리의 이웃이 힘을 모았기에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 읍면동에서는 2차 재난 지원금 접수가 진행 중이다. 민원전화가 빗발 치지만 우리 이웃의 헌신과 사랑을 기억하며 한 분 한 분 친절하게 응대하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