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림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동양일보]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것을 ‘청렴’이라 하며,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것은 ‘욕망’이라 한다. 당연하나 지켜지지 않는 ‘청렴’과 ‘욕망’은 뗄 수 없는 대립관계이다.
욕망 중에서도 ‘돈’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 모자람보단 넘침이 낫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다.
부서에서 청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돈’을 단체로 관람한 적이 있다. 평범하게 벌어서 부자가 되겠느냐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 관한 영화다. 평범했던 신입사원이 그저 열심히만 하는 것은 무리라고 포기하고 싶던 순간 뿌리칠 수 없는 제안을 받아들이며 욕망에 충실한 채 극적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그 결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연 돈은 곧 성공일까? 이 영화는 우리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것이 정말 우리가 원하던 것이 맞는지 되묻고 있다.
공직사회가 먼저 청렴해야 청렴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청렴에 대한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당연하나 지켜지지 않는 ‘청렴’과 ‘욕망’의 대립에서 어떻게 하면 스스로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을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좋았던 책이 있는데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다. 어떤 이는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잔잔한 호수 위에 돌멩이를 던지는 순간 물결이 일기 시작하는데 그 파장에 물속을 볼 수 없다. 그러나 곧 물결은 사라지고 평화로운 고요함만 남는데 그때 비로소 물속이 투명하게 보인다.
즉 행복은 자신의 속을 맑고 고요하게 만들 때 역경이 닥쳐도 잠시 흔들릴 뿐 곧바로 자신을 볼 수 있고 거기에서 행복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이 올라갈수록 청렴을 지키는 것이 어려울까 아니면 저버리는 것이 어려울까? 내가 이 글의 제목으로 삼은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는 정약용 선생 ‘목민심서’의 한 내용이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청렴한 자는 청렴함을 편안히 여기고, 지자(知者)는 청렴함을 이롭게 여긴다.’
그 의미는 ‘사람들은 재물을 크게 욕심내지만, 재물보다 더욱 큰 것을 욕심내는 경우에는 재물을 버리고 취하지 않기도 한다. 비록 재물을 얻는 데 뜻을 둔다 하더라도 당연히 청렴한 관리가 돼야 한다. 지혜가 높고 사려가 깊은 사람은 욕심이 크므로 청렴한 관리가 되고, 지혜가 짧고 사려가 얕은 사람은 욕심이 작으므로 탐욕한 관리가 되는 것이니 진실로 생각이 여기에 미친다면 청렴하지 않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것을 소탐대실에 대비해 대탐소실(大貪小失)이라 한다. 정약용 선생이 말한 ‘욕심’에 대해 깨우치고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과 가치는 무엇일지 고민하고 순간의 파동에 내 마음속 진정한 행복을 잃지 않도록 지혜로운 공직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