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유언에 따라 2018년부터 장학금 1억 3240만원 기탁 & 아내 기리며 4권의 사진집 출간·헌정

윤종섭 제천문화원장
윤종섭 제천문화원장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공무원 유족연금 전액을 매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윤종섭(69·사진) 제천문화원장.

윤 원장은 지난 1월 말 “3년 전 동짓날, 지병으로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떠난 집사람의 유언을 기리며…”라는 자필 편지와 함께 지난 한 해 모은 공무원 유족연금 1080만원 전액을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했다.

그가 2018년부터 기탁한 장학금은 모두 1억 3240억원에 이른다.

윤 원장은 경북 의성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경제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1980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제천시청 개청 때부터 32년간 근무하며 문화관광과장, 미래경영본부장, 행정복지국장, 경제건설국장 등을 역임하고 2011년 7월 명예 퇴직했다.

2014년 10월부터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이사장을 역임했고 2019년 6월 제천문화원장에 취임했다.

부인 고 김기숙 씨는 1977년 공직에 입문해 2016년 제천시청 일반 행정직 최초로 여성서기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재직 중 뇌종양으로 2016년 12월 명예퇴직 후 1년 6개월여의 투병 끝에 2017년 12월 60세의 짧은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 김기숙 씨는 투병 중에도 “지난 공직의 기쁜 일 슬픈 일도 이제 모두 과거지사 일뿐 가까운 언제쯤 내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야 할 시간이 오는 것 같습니다…제가 평소 삶의 즐거움의 한 몫이던 나눔 사랑의 소중한 가치가 실현되길 소망합니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윤 원장은 부인의 유언에 따라 2018년 장학금 1억원, 2019년부터 유족연금 1080만원을 해마다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하고있다.

윤 원장은 “집사람이 공직 40여 년 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썼고, 팀장으로 재직 시 인재육성장학기금 100억원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올해도 집사람과의 약속을 어김없이 지키는 것이 남편으로서의 예의이며 도리라는 마음에 지난 한 해 모은 공무원 유족연금 전액을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장학금 기탁 외에도 사별한 부인을 기리기 위한 헌정 사진집 발간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제천시청 재직 시절에도 솔사우회 회원으로 매년 전시회를 갖는 등 틈틈이 작품 활동을 해왔고 퇴직 후에도 순수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첫 사진전 ‘의림지의 작은섬. 그래도 라 불러주면 어떨까?’와 2017년 12월 36년간 함께해 온 아내와 사별 후 유혼 사진집 ‘아내에게-사랑하는 당신을 달래 보내고’를 출간·헌정했다.

두 번째 사진집 ‘봄이야, 꽃이야-설레는 봄꽃 사진집’ 출간과 함께 2019년 사진영상전을 열고 같은 해 사진 칼럼집 ‘堤川이래요-카메라 옵스 큐라로 담아낸 제천인문학’을 출간했다. 2020년 12월에는 ‘빛의 두얼굴-밝음(明과) 어둠(無明)의 사진인문학’을 출간했다.

윤 원장은 “사진집은 9집까지 구상 중이다. 앞선 4집까지는 집 사람에게 헌정했고 5집부터는 지역에 헌정한다는 마음으로 사진집을 만들어 제천시 등에 기증할 예정”이라며 “사진은 마음을 담는 도구인 동시에 카메라 옵스 큐라를 통해 자연과 소통하며 위안을 얻고 명상을 하며 여생을 즐기고 싶다”고 소망했다.

특히 그는 ‘의림지가 전해주는 무정설법(無情說法)’을 주재로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의림지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조명, 새로운 시각에서 33가지로 풀어 사진에 담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윤 원장은 제천문화원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한 제천의 특화된 조성 등 제천시의 행정을 보조해주는 역할도 문화원이 해야 한다”며 “문화원 자체 일도 있으나 큰 틀에서 제천시의 문화사업 및 문화유산 등을 발굴 육성해 선양시키는데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치시대에 제천을 부각할 수 있는 방법은 문화적 뿌리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그 뿌리를 근거로 지역문화를 지속 발굴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장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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