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자 충북도 관광정책팀장
[동양일보]“한국 화장품이 좋다고 하던데, 역시 한국 사람이어서 피부가 좋구나” 남미에서 이민와 미국에서 사는 어떤 이의 대꾸다. 뿌듯했다. 내 피부가 좋아서가 아니라 한국 화장품의 명성이 이만큼 커진 데 대해 너무나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지인들이 잡채와 파전이 너무 맛있다며 한국음식을 칭찬하고 마스크팩은 한국 것이 제일 좋다는 말에 어깨가 저절로 으쓱해진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 북미, 중동지역 그리고 남미,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촌에 그 영향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승승장구는 한류의 영향뿐만 아니라 품질과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프랑스,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화장품이 수출하는 화장품보다 많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 수출이 수입을 초과한 후 지속적인 흑자를 보이며 수출증가율 또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수입의 경우에는 지속적 증가하고는 있으나 그 증가율은 수출과 비교해 미미한 실정으로 수출과 수입의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2018년의 경우, 수출이 수입의 3.8배에 달하는 62억7600만 달러에 달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화장품은 여전히 한국경제의 효자종목이다. 미래 전망 또한 밝다. 인간 수명의 증가와 더불어 생활 수준의 향상은 앞으로 화장품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찍이 충북도에서는 화장품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매년 화장품 엑스포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송에 화장품산업단지를 구축 중이다. 그리고 화장품 생산과 지원, 교육 그리고 관련 서비스업까지 확장․발전시키기 위하여 K-뷰티 클러스터를 준비하고 있다.
K-뷰티 클러스터가 구축된다면 우리도 관광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광지 방문 위주의 보는 관광에서 미용을 테마로 하는 체험 관광으로의 전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 등 전세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관광지와 마사지, 화장법, 콜라겐 음식, 스파 등 미용을 테마로 한 관광상품을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지난해 충북도에서는 이러한 테마로 산․학․연 단체를 구성, 문체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해외에서 관광객들이 입국할 수 없고 체계화된 시스템이 부족해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클러스터가 구축된다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도 담보돼 충북관광에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이다.
보는 관광은 한계가 있다. 한번 와서 구경하면 다시 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바야흐로 산업과 관광이 어우러져 융복합되는 테마관광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