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미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박영미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동양일보]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의 시초는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돼 여성들의 인권을 향상하기 위한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돼 매년 이날을 기념하며 여성 인권에 대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뜻 깊은 날로 보내고 있다.

오늘 여성의 날로 여성들의 인권향상을 위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지만, 아직 현실은 우리에게 그렇지 못하고, 성폭력 예방 담당자로서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딥-페이크”에 대하여 알리고 사이버 성범죄예방을 하고자 글을 쓰게 됐다.

‘딥-페이크(Deep Fake)’란 딥 러닝(Deep Learning) 과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을 말한다. 과거 인물의 사진이나 영상을 조악하게 합성해 게시하던 것이 디지털 기술 등의 발달로 몇 단계 더 정교해지며 이것이 성적 조합 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딥-페이크’가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오래전부터이나 최근 들어 불법 영상물이 많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이로 인해 성범죄 1차 피해자가 될 뿐만 아니라 이 불법 영상물들이 유포, 판매돼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 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고 39만 명이나 동의하는 등 강력히 처벌을 요구하는 사람들과 국민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n번방’ 등 사이버 성폭력을 집중 단속을 했지만 새로운 기법의 사이버 성범죄가 계속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뿌리 뽑고자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을 3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이는 성 착취물 제작 유통한 자뿐만 아니라 구매·소지·시청자 등에 대해서도 단속을 진행한다.

안타까운 점은 사이버 성폭력의 가·피해자 대다수가 청소년으로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한 번쯤은 괜찮을 거야’ 하는 안일한 생각과 호기심으로 영상물을 공유하거나 유포하는 사례다. 아이들이 범죄의 심각성을 모르고 행하는 범죄는 어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일상의 성차별과 성폭력에 맞서는 성 감수성을 길러줄 실질적인 사이버 성폭력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성폭력 예방 홍보와 부모, 교사 등 사회적인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 성폭력이 근절돼야 하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이유는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게 되는지 모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어떠한 처벌까지 받게 되는지 몰라서 발생하는 경우, 심지어는 자신의 행위가 성폭력에 해당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딥-페이크’는 사이버 성폭력으로, 결코 가볍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며 분명 명백하고 중대한 성폭력이다.

올해 113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SNS에서 악성 댓글로 고통을 받는 피해자들이 없어지길 바라며 아동과 여성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인권에 봄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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