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지 보은군 속리산면 주무관

조혈모 세포를 기증한 천사표 최현지 주무관.
조혈모 세포를 기증한 천사표 최현지 주무관.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혈액 암 환자에게 새 삶 전해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 “저로 인해 누군가가 새 삶을 얻고,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무척 기쁩니다. 이번 기증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보은군 속리산면 행정복지센터 최현지(29) 주무관이 생면부지 혈액 암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선행을 베풀어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들을 위한 조혈모세포 기증을 서약하고, 2014년 관련 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소방대원 가족으로 평소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대학생 시절 관련 협회의 캠페인에서 무심코 '유전자 일치'라는데 호기심을 가졌다. 가족도 아닌데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으로 믿었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타인 간 HLA 유전형이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0.00005%)에 불과하다. 조혈모세포란 피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이다. 혈액내의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그리고 각종 면역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 주무관은 기증희망자로 등록한 지 7년 만인 지난해 말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문 지식도 없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 일이었는데 도움이 필요한 분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설레임반 두려움 반이 앞섰다.

그러면서 인터넷이나 유투버등 검색을 통해 기본 지식을 읽혔고 이 분야 서포터즈 활동 후기도 많이 읽었다.

용기를 낸 최 주무관은 하루라도 빨리 기증을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체없이 가족들과 상의하고 최종 동의를 얻었다.

이후 성공적인 세포 기증을 위해 건강검진, 조혈모세포 촉진제 주사 등 관련 과정을 거치는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냈다.

기증을 앞두고 건강관리에 전념한 끝에 약 4시간에 걸친 조혈모세포 채취를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최 주무관은 보은 출신으로 보은고를 거쳐 서울 광운대 통상학부를 졸업했다. 2020년 보은군에 첫 발을 디딘 새내기 공무원이다.

보은군민 장학금을 받아 공부를 한데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최 주무관은 아버지의 권유로 공무원이 된 만큼 보은군민 복지향상과 군정 발전에 기여하는 공직자상을 꿈꾸고 있다.

"아직 공직생활 1년 밖에 안돼 이렇다할 공직자상을 제시하기엔 일천하지만 마음속 봉사정신 하나 만큼은 기꺼이 내 놓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 주무관은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미지의 환자가 제 유전자와 일치한다니 전생의 인연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잘 치료받아 건강한 삶을 누릴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기증으로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그는 그린피스, 국경없는 의사회 등의 후원자이기도 하다. 보은 임재업 기자 limup00@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