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준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성동준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성동준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일반 직장을 다니다 마흔이 넘어 공무원이 됐다. 언제나 동료들이 있었고 다양한 느낌의 많은 사람과 함께 해왔다. 공무원 생활 어느덧 2년. 일반 직장이었다면 사실 크게 바뀔 게 없는 시간이지만, 언제나 짧게 일하다가 그만두는 경우들은 있지만 그 경우는 동료라고 하기는 뭐 하고, 공무원의 인사이동은 상당히 잦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지만 각자의 분장이 확실하다 보니 뭔가를 같이 하기보다는 자기 일 처리하기 바쁜 경우들이 많아서 동료애를 갖기가 쉽지가 않다. 동료애라는 게 뭔가 힘든 일을 같이 헤쳐 나가며 서로 다독이고 하면서 생겨나는 것인데 공무원 세계는 그게 좀 애매하다.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면 전문성이 생기는데 인사이동이 일반 직장에 비해 잦으니 언제나 인사이동 후 한두 달은 헤매기 마련이다. 신규 공무원의 부담은 말할 것도 없다.

첫 임용지의 동료가 따뜻한 사람이면 좀 편하게 배우는 것이고 “지침 찾아보세요”하는 스타일이면 힘들게 배울 수밖에 없다. 힘들게 배우면 또 나름대로의 장점도 있어서 뭐가 낫다고는 못하겠다. 세상사 모든 일이 양면이 있으니.

서론이 너무 길었다. 2년 만에 첫 동료애를 느끼게 만드는 선배를 만났다.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으로 비록 6개월 남짓밖에 함께 못했지만 그 6개월이 참 즐거웠다. 선배는 윗사람한테 잘 보이려 애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윗분들의 평가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함께 일하는 후배에게는 참 따뜻했다.

선배와 나의 업무분장은 명확하지가 않고 섞이는 부분이 많아서 합이 안 맞으면 상당히 껄끄러울 수도 있었는데, 나에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늦게 들어온 나로서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팀장님 외에는 잘 없어서 선배라고 해봐야 20대 여성들이 많다 보니 사실 선배라는 개념 자체를 잘 못 느끼고 있었는데 형님은 나이도 몇 살 위이고 해서 그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또 나와는 완전 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나는 일을 빨리 추진하고 해결하는 데 포인트를 맞춰가는 데 비해 선배는 꼼꼼하고 검토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같이 일해야 하는 것들이 있으면 얼른 내가 일을 추진하고 선배가 뒤에서 검토해 주고 하다 보니 직진 스타일인 나에게는 씨줄과 날줄처럼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서로의 업무를 서로 잘 알고 있으니 같이 항상 토론하는 것도 좋았고.

그런 선배가 6개월 만에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으로 떠났다. 한 2년은 같이 근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겉으론 웃었지만 사실 눈물이 핑 돌았다. 왜 하필….

좋은 동료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아쉽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선배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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