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관 청주시 사직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양일보]“어디서 왔느냐? 그곳은 어떤 곳이고, 무엇이 유명한가?”

다른 지역을 방문했을 때나 다른 지역의 지인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청주에서 왔다고 말하면 보이는 반응들에 나는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의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인 충청북도의 도청 소재지이며,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창원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청주 자체를 의외로 많이 모르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나는 잠시 머뭇거린다. 사실 나도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청주에는, 특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서원구에는 청렴연수원이 있다. 하지만 청주시민들도 우리 청주에 청렴연수원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설사 우리 시에 청렴연수원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그곳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청렴교육전문기관이라는 것은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공직자가 매년 청주를 방문해 청렴교육을 받고 돌아가서 청렴을 실천하고 있다. 교육을 받고 돌아간 그들에게 청주는 청렴으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청렴연수원에서는 자라는 세대들을 위한 청렴교육도 앞장서고 있다. 그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바로 청주시의 학생들이다. 또 시민들을 위해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서 시민들이 청렴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결과 2019년 우리나라는 국가별 공공 청렴지수(IPI) 평가에서 아시아 1위, 세계 19위를 기록했다.

‘청렴(淸廉)’의 ‘청’은 ‘맑을 청(淸)’이다. ‘청주(淸州)’의 ‘청’도 ‘맑을 청(淸)’이다. 어쩌면 맑은 고장 청주에 대한민국 청렴의 요람이 위치하게 된 것은 우연히 아닐 것이다. 아니 그것은 힘든 산고(産苦) 속에 이룬 성과물이다. 방치돼 흉물로 변한 옛 청주지검 청사와 청주지법 청사를 둘러싸고 수많은 논의들 속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이다. 수곡동 주민뿐만 아니라 서원구, 나아가 청주시민들이 옛 청주지검 청사와 청주지법 청사를 대한민국의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장소로 합의한 결과이다.

그래도 아직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공직자의 청렴도’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바다처럼 넓은 장강도 그 시작은 술잔이 뜰 정도의 적은 물에서 시작한다(남상(濫觴), 양쯔강 같은 큰 하천의 근원도 잔을 띄울 만큼 가늘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처음이나 기원을 이르는 말).

지난 2012년 흉물로 방치됐던 건물이 대한민국 청렴교육과 청렴문화 확산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변화했듯이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국가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청주에서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디서 왔고, 그곳은 어떤 곳이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대답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청렴의 시작, 그곳 청주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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