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영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윤나영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윤나영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동양일보]최근 스포츠계에서 시작된 ‘학폭미투’가 연예계, 그리고 일반인 대상으로까지 끊임없이 일어나며, 학교폭력이 다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학교폭력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피해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심각한 범죄이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어야 할 학창시절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오랜 시간 고통을 느끼게 하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학창 시절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을 범죄라는 인식 없이 사소한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보았다면 단 한 번의 행동만으로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부에서 실시한 학교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이 1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유형별 비중은 언어폭력 33.6%, 집단따돌림 26.0%, 사이버폭력 12.3%로,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률이 높진 않지만, 최근 3년간 사이버폭력 비중은 매년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 확산으로 학교폭력은 학생들의 생활공간인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학교폭력이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사이버폭력은 피해의 확산속도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범죄로, 사이버폭력이 특히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최근 사이버폭력 발생 유형을 살펴보면 메신저, SNS 등을 통해 피해학생을 따돌리고 피해학생과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같이 메신저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 가해학생들은 피해학생들의 SNS 계정이나 메신저 등으로 상품을 결제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점점 더 수법이 교묘해져 적발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다.

사이버폭력뿐 아니라, 모든 유형의 학교폭력이 이제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닌 ‘학폭미투’와 같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가정-학교-사회가 ‘함께하는’ 고민과 노력이 절실하다. 가정에서는 부모 형제와 함께 대화를 통한 공감 능력 향상, 배려와 존중에 대한 태도를 배우고, 학교에서는 교과목 위주의 지식 전달뿐 아니라 참된 인간을 길러내는 윤리교육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고, 지역 사회에서는 학교 주변 환경관리 등 학교 안팎의 학교폭력 취약요인을 중점관리하고 해소하는 노력과 더불어 이미 구축된 청소년 지원체계를 통해 학교폭력 가·피해 청소년들이 지역 사회로부터 심리·경제·의료 등 다양한 지원을 받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청소년의 학창시절이 ‘트라우마’가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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