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욱 서원대학교 비전학부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봉욱 서원대학교 비전학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양일보]최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자신만의 여가생활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증가되면서 ‘1인 가구 전성시대’라는 말도 사용되고 있다. 그에 따라 혼술(혼자 술 마시는 것), 혼밥(혼자 밥 먹는 것)으로 1인에 맞춘 상품도 출시되면서 편의점, 음식점 내부도 변화되고 있으나 코로나19를 경험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즉, 사람은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31일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드디어 2021년 4월 1일부터 이 법률이 시행된다. 지방자치단체별로 65세 이상의 ‘홀로사시는 노인’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민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고독사는 노년층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젊은 고독사’로 표현되는 50 ~ 65세 사이 ‘중장년층 1인 가구’에서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느 지자체는 중장년층 1인 가구 대상으로 ‘문안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고 적용하는 지역도 있다. 이 서비스는 대상자의 유․무선 전화 착․발신 사용 이력을 분석해 일정기간 수신이나 착신 등 통신기록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사회복지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는 구조로 운용되어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확인과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며칠 전 지역 동행정복지센터로부터 「청주시 장년층 1인 가구 설문조사」로 작성된 우편물을 받았다. 청주시가 3월부터 6월까지 장년층 1인 가구 실태조사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만 50 – 64세 1인 가구 3만 8500여명이며, 경제·건강·주거상태, 사회활동, 가족·대인관계, 복지욕구 등 9개 항목 18개 문항을 조사하는 내용이었다. 청주시는 올해 4월 1일에 시행되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보다 앞선 2019년 9월 도내 최초로 ‘청주시 장년층 1인 가구 고독사 예방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운영되었다는 점에서 발빠른 대응이라 생각된다.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8월부터 12월까지 고위험군 분류자 500가구를 심층조사 및 사회적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는 점에서 코로나 19와 맞물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심리정서적으로 고립감을 겪고 있는 장년층에게 ‘단비’와 ‘생명의 금줄’이 되길 기원한다.

또한, 우리 주변에는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실직하거나 가족불화 등 경제적․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갖고 생활하는 이들과 배우자의 상실로 홀로 사시는 노년층과 중장년층이 많다는 점에서 사회적 단절로 홀로 지내는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공동체 운동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지역사회에서 홀로 외로이 삶을 마감하지 않도록 ‘우리, 함께해요!’라는 희망의 촛불이 밝혀지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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