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표 대전대학교 총장

윤여표 대전대 총장
윤여표 대전대 총장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윤여표(65) 신임 대전대학교 총장이 혁신을 바탕으로 한 캠퍼스 리뉴얼에 본격 나섰다.

지난 3월 대전대 9대 총장으로 부임한 그가 대전 동구 용운산골에 자리잡은 캠퍼스를 지역의 중심대학으로 제대로 세워보겠다는 구상이다. 대전이 보유한 과학도시 정체성을 기반으로 교양과 실무 역량을 겸비한 ‘융복합형 창의인재’ 육성에 대전대의 학문적 역량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혁신과 부드러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를 늘 대변해 온 윤 총장. 그는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약학박사로, 충북대 약학대학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해 약학대학 학장을 지냈다. 약학대 교수시절 이명박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맡았고,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9월부터 4년간은 충북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대전대 총장 직무를 시작하고 한 달여째인 지난 6일 총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특유의 온화함은 여전했다. 이번에 그는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까. 대전대 총장으로서 각오는 어떤지 물었다. “취임사에서 창의적 융복합 인재를 양성해 글로컬 명문사학으로 도약하자고 호소했다. 대전대가 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미래대학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구성원과 함께 뛰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단호했다. 그러면서 “또 한번의 거듭남을 위해, 개교 50주년을 목표로 ‘NEXT 2030’ 비전을 세우고, 발전계획을 수립해 교육·연구·경영혁신 ‘중장기발전방안’을 새롭게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국립대 총장과 사립대 총장의 차이점이 뭐냐는 우문엔 현답을 줬다. 윤 총장은 “국립대는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공공성 책무가, 사립대는 설립자의 고유한 설립 목적이 강조된다. 충북대 총장으로 재임하며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왔는데, 대전대에서도 지방사립대학이 직면한 위기와 어려움 극복에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지방대학 위기에 대해선 “수도권 집중 현상은 기형적이며 망국적이다. 지방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몰리는 것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지방대학 발전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선순환의 첫 단계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방대학 육성정책을 쓰는 게 올바른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가 제시한 해법은 의외로 간명했다. 윤 총장은 “정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사회적 수요가 확보되지 않고 교육수요자로부터 선호되지 않는 분야는 과감히 정원을 줄이고, 그 반대의 분야는 입학 정원과 교수진 확충 등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진정한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제개편은 물론 지자체와 소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해야 하는 동시에 지역기업과도 연계해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총장의 리더십이 대학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대학일수록 어떤 총장이 키를 잡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에게 총장 재임 기간 구체적 목표에 대해 질문했다. 윤 총장은 ‘융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큰 틀에서, 이를 위한 노력을 상아탑으로서 역할과 지식인을 길러내는 사명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는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새롭게 생각하고, 기존의 생각이나 개념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다양한 배경의 학문 또는 사람을 통섭할 수 있는 융합 인재를 기르는 것이 이 시대 대학의 책무”라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 융복합전공, 학생설계전공을 이수하면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융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부만으로는 결코 융복합형 인재가 될 수 없다는 게 윤 총장 지론이다. 그는 “열린 사고를 하기 위해선 사회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경험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윤 총장은 충북인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실 많은 지인들에게 (제가) 대전대 총장으로 부임했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다. 40년 가까이 함께한 충북인의 사랑과 성원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일 잘하는 대전대 총장이 돼 보답하겠다”며 동양일보 지면을 통해 자신의 근황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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