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신체적·정신적 삶의 큰 원동력이다"

마라토너 김진환(85세 )

[동양일보 김현신 기자]목표는 사람을 움직이게 한 다. 스포츠심리학적 관점에서 목표 설정은 큰 의미가 있다. 목표를 잘 세우면, 최선을 다한다는 집단에 비해 16% 정도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는 평생을 살면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을 얼마나 볼까.

마라톤은 어느 운동보다도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인삼의 고장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제원리에 사는 마라토너 김진환(85) 어르신. 83세 때인 2019년 5월 19일 마라톤 풀코스(42.195km) 공식 기록 400회를 완주한 철인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한번이라도 완주하겠다고 시작한 마라톤이 지금은 제일 소중한 삶으로 변한 것이다.

김 어르신은 2003년 10월 3일 당시 60대 후반에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뒤 15년 7개월 만에 마라톤 풀코스 공식 기록 400회를 달성했다.

마라톤 풀코스는 웬만한 젊은 사람도 완주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거리다. 그러나 김 어르신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73세 때인 2009년 한해 동안에만 무려 105회를 완주해 한국기록원 인정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된 최고령 1년간 마라톤 풀코스 최다 완주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그의 마라톤 최고 기록은 70세 때인 2006년 5월 전국체전성공 기원 제3회 김천전국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37분15초다.

그는 세계 6대 대회(런던, 뉴욕, 시카고, 보스턴, 베를린, 도쿄)에도 모두 참가, 인간 승리를 만천하에 알리는 기염을 토해기도 했다.

그는 ‘4풀 5번’ 기록도 갖고 있다. 4풀 5번은 4일동안 매일 풀코스 완주를 다섯번이나 해내는 것을 말한다.

메달도 풀코스 완주메달을 비롯해 5㎞, 10㎞, 21.0975㎞(하프) 메달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집안 거실은 온통 기념 메달과 상장, 상패, 트로피로 가득하다.

또한 전국 마라톤과 국제대회 등에 참가할 때마다 가슴에 달고 달리던 참가 번호표도 고스란히 모아 벽에 걸어 놓았다. 한마디로 도배를 했다.

김 어르신은 제원우체국에서 36년동안 근무하다 2006년 우체국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했다. 노익장을 뽐내는 그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도 매일 새벽 3시 일어나 15㎞ 이상을 달리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의 최근 완주 기록은 지난 8일 열린 동아마라톤대회에서의 5시간05분33초다. 421회 풀코스 완주였다.

달린다는 것과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다르다. 42.195㎞를 완주하면서 얻는 신체적·정신적 성취감과 자신감은 삶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부인 정금윤 (77세) 씨와 거실이 온통 기념메달.상장이가득한 모습
부인 정금윤 (77세) 씨와 거실이 온통 기념메달.상장이가득한 모습

김 어르신의 목표는 100세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세계기네스북에 다시한번 오르는 것이다.

가족으론 부인 정금윤 (77) 씨와 아들 넷을 두고 있다.

김 어르신은 “그동안 모든 대회에 함께 동행하면서 식단 관리에 신경 써 준 부인에게 고맙고 한편으론 미안하다”고 말한다.

어르신의 특별식단은 매일 점심 식사때 소고기 200g을 먹고 소화를 위해 세끼를 찹쌀밥으로 먹는다. 짜고, 맵고, 탄 음식을 제외하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일반인과 같다.

아들 4형제도 모두 아버지 영향을 받아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이름 난 마라톤 가족이다. 제원우체국은 장남 덕기(55) 씨가 아버지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 금산 김현신 기자 nammikl@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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