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장

김상규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장

[동양일보]2020년을 장악한 COVID-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2020년 계획들은 무너졌고 급격한 사회 변화가 유발시킨 생존본능은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바꾸고 있다.

또한, 미-중 패권전쟁, 유가 불안정성, 자국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는 우리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점점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 속 기회도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진단키트 덕에 K-Bio가 세계에 두각을 드러내고 방역 모범국가로 전 세계의 큰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진단키트는 바이오산업의 작은 분야에 불과하지만,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는 그간 사스, 메르스 등 글로벌 바이러스 사태의 대응 과정에서 축적된 한국기업들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정부의 발 빠른 대처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고 입 모아 말했다. 이번 코로나 특수를 통해 확보된 유동성과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 브랜드 인지도는 앞으로 K-산업으로 확장되어 그 규모와 영역을 넓혀나가는 동시에 우리는 K-산업을 세계적으로 부상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이런 국제 정세에 부합하게 4차 산업혁명,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다양한 산업 환경의 변화와 혁신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공모 중심의 R&D 기반구축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정부는 사람 중심의 포용적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접했다. 이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 극복과 함께 경제 대전환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한국형 뉴딜사업을 필두로 다양한 기반구축사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며 세계를 선도할 국가산업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 복합적 환경변화와 맞물려 전국의 지자체는 위기를 겪고 있는 동시에 거대한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이에 위기를 극복하고 삶의 질이 높은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지역의 산업수준과 역량을 진단하고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국가정책으로 입안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앙정부로부터 다른 지자체와 경쟁 없이 배분 방식으로 지원금을 받아 지방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자체 스스로의 노력과 경쟁력에 상응한 국비를 보조해 주는 방식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지자체 간 국비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는 경향이다. 많은 지자체가 국비확보를 위해 공모사업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공모사업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와 추진은 지자체 공무원들의 최소한의 도리이자 책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형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인식전환과 지자체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특히 기반구축사업은 지금 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회가 올 때까지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로 하기에 지자체는 기업, 대학 등 지역혁신 주체들과 긴밀히 협조해 예산을 과감하게 투입하고 전문 인재를 전진 배치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일궈낸 공모사업은 성공의 마중물이 돼 10년 후에는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2596만명으로 비수도권 인구 258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전국 시군구의 37%가, 읍면동의 40%가 사라질 운명이라고 한다. 지방소멸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창의적인 전략을 잘 갖춰나가야 한다. 지역의 정확한 제반여건 분석과 역량 진단을 바탕으로 공모사업을 통한 혁신성장 전략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4차 산업혁명, 탄소중립의 새로운 흐름 속에서 지방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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