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석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처장
[동양일보]철학자 데카르트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기를 원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말하는지에 대해 집중하기보다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대해 집중해야한다고 말한다. 이를 충북도민들로 한정하면 도민들이 교통안전을 위해 실제 행동하는 모습을 볼 때 교통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알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충북지역의 교통문화지수가 D등급인 78.13점으로 전국에서 13위로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17개 자치시 및 광역시․도 가운데 충북이 끝에서 5번째에 해당하며, 지난해 C등급인 8위에서 올해 13위로 다섯 계단이나 내려갔다.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매년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국민의 교통안전의식 및 교통문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교통문화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의 기초자료 및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조사이다.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를 3개 영역별로 보면 운전행태는 12위(D등급), 보행행태 14위(D등급), 교통안전 12위(D등급)로 각각 낮게 평가되어 충북도 차원의 교통안전문화 및 의식 향상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운전행태 영역에서는 신호 준수율(13위), 안전띠 착용률(13위),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13위),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빈도(11위), 음주운전 빈도(14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보행행태 영역에서는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16위), 횡단보도 횡단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16위)로 매우 낮은 점수가 나왔다. 교통안전 영역의 경우 충북은 25점 만점에 약 15.8점의 D등급인 12위로 평가되어 전국 평균 16.01점 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충북의 교통문화지수는 위의 3개 모든 영역에서 하위권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충북도민의 운전 및 보행안전 의식수준 향상을 위해 미취학 아동, 초중고 학생, 장애인 및 고령 어르신, 운전면허 취득자 등 맞춤형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도민 누구나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적어도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지자체, 경찰, 교육청, 교통유관기관, 사업용 운수조합․배달대행회사․PM회사 등 각 기관의 홍보 예산을 모아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교통안전홍보 콘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하게 되면 교통안전 홍보 내용과 형태의 다양성으로 말미암아 활용도와 전파력이 배가되어 충북도민의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할 수 있다.
셋째, 기초지자체의 교통문화지수 기반 및 전문가․시민단체․유관기관 등이 참석하는 ‘지역 교통안전협의체 운영’ 내용을 평가하는 체계를 만들고 이러한 평가에 따라 잘 하는 기초 지자체에게 교통안전정책 추진을 지원하고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충북 기초지자체 중 교통문화지수 취약 지자체를 선정하여 해당 지자체별로 취약한 평가지표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체계를 만들고, 이 중 효과적인 개선 우수사례를 제시하는 지자체에 한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방역 여건을 이겨내고 내년에는 충북이 전국에서 교통안전문화 수준이 하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교통사고 없는 청정 충북’이 되기를 바란다. 충북도민의 운전 및 보행행동이 결국 충북의 교통안전 수준을 결정지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