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가 청장집무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박용갑(64.사진) 대전 중구청장이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는 현장행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구정 연속성은 이어가야 한다’는 박 구청장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현장 집무실’을 운영, 주민 곁으로 찾아가는 현장소통과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27일 오후 1시 30분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체육관 ‘코로나19 예방접종’ 현장.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민방위 점퍼’를 입은 박 구청장이 제법 세게 내리는 초여름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르신들이 오랜 시간 외롭고 힘들게 보내셨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박 구청장.

그는 “중구민을 위해 마지막 봉사하라는 뜻으로 알고 지역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접종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각양각색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박 구청장은 “다른 자치구와 마찬가지로 셔틀버스를 운영하면서 추가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맞춤형 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수의 구청 직원들이 백신 접종률 향상의 숨은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다. 백신접종 일정 안내부터 이동까지 어르신의 손·발을 자처하다보니 노쇼가 거의 없는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중구는 지난 4월 15일부터 백신 접종 대상 어르신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돕기 위해 예방접종 셔틀버스 2대외 ‘찾아가는 맞춤형 이송서비스’ 차량으로 소형 버스와 승용차 등 추가로 3대를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보문산 인근 고지대 달동네 등 17개 동과 예방접종센터가 있는 한밭체육관을 오가며 어르신의 안전·편리한 접종을 돕고 있다.

마침 이날 중구에서 제공한 승용차를 이용해 센터를 방문한 김모(84.옥계동 거주) 어르신은 “무릎이 좋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걸었다면 장시간 걸렸을 거리인 데다 셔틀버스는 계단이 높아 탑승하는 게 불편한데, 구청에서 제공한 차량 덕분에 2차 예방접종까지 편리하고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예방접종 예약부터 예방접종센터 버스 승하차, 버스승차 대기석 운영, 백신접종의 모든 단계에서 지역주민들과 구청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속도감 있게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역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우리 공직자의 의무”라고 했다

지역 최초 3선 구청장인 그는 11년간 대전 원도심의 심장인 중구 곳곳을 점퍼와 운동화 차림으로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답을 찾아왔고, 중앙 무대도 밤낮없이 뛰어다녔다. 그런데도 요란하거나 거창함이 없다. 구시대적인 권위와 허례허식보다는 실사구시적인 실천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봤던 재해 현장을 한 달 넘게 장화와 작업복을 입고 출근했던 박 구청장. 그는 지금도 매달 한번 씩 구청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대형폐기물 수거 활동을 한다.

박 구청장은 “행정은 의지의 문제다. 끊임없이 현장을 찾아가서 보고, 듣고, 질문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소신을 강조했다.

3선인 그는 “더는 욕심이 없다”면서 “원도심의 옛 전성기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초선 때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이제 그 열매가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고 했다.

퇴임 후 계획에 ‘더는 욕심이 없다’는 박 구청장.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그 판단의 몫은 본인만의 것이 아닌 것 같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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