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

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

[동양일보]6월 14일은 전 세계적으로 매혈을 지양하고 자신의 혈액을 무상으로 기증해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헌혈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 국제적십자사연맹, 국제헌혈자조직연맹, 국제수혈학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헌혈 참여와 헌혈문화 확산에 앞장선 헌혈자를 격려하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6월 14일을 ‘세계 헌혈자의 날’로 정해 기념해 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에 위기를 맞고 있는 요즘,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세계 헌혈자의 날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충북혈액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헌혈자의 57.9%가 10대~20대에 편중돼 있고, 직업별로는 학생이 32.3%, 회사원이 28.9%, 군인이 18.4%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저출산 등으로 주 헌혈 층인 청년층(10대~20대)은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 및 중증질환자 등 수혈환자 수 증가로 혈액수급 부족 상황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헌혈은 만 17세부터 69세 사이의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먼저 건강 상태와 혈압, 당뇨 그리고 먹고 있는 약물을 검사하고 전염병 지역이나 해외여행 여부를 확인해 이상이 없는 사람만 가능하며 헌혈 당일 몸의 상태까지 참작해 판단한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표와 마찬가지다.

문득, 20여 년 전 백혈병에 걸려 한국에 도움을 요청했던 미 공군사관생도,‘성덕 바우만 살리기’ 이야기가 생각난다.

3살 때 미국으로 입양 후, 미 공군사관학교 4학년 시절 백혈병을 진단받게 됐고 미국에서 적임자를 찾기는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에 성덕 군을 살리기 위해 그의 가족은 유일한 희망인 골수 기증자를 찾기 위해서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은 방송전파를 탔고 그와 골수가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 우리나라 전 국민이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육군에서 근무하고 있던 ‘서한국’이라는 병장의 골수가 맞아서 미국까지 가서 골수 이식을 하고 결국 성덕 바우만이 생명을 얻게 된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는 국내에서 골수 기증 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고, 백혈병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해줬다.

이렇듯 어떠한 행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입으로는 쉽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헌혈이란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혈액을 무상으로 기증하여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위인 만큼, 한 방울의 피가 아쉬운 누군가에게는 생명 연장의 소중한 동아줄이 돼 준다.

선뜻 나서기 쉽지 않지만, 한번 접하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나눔 활동이 헌혈이라고 생각된다. 혈액 부족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경감시키고 헌혈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사랑의 헌혈 나눔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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