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희 청주상당신협 이사장

좋은 신협 넘어, 위대한 신협으로 도약
중앙회 평직원에서 검사감독이사 신화
경영등급 2등급→1등급 체질개선 성공
총자산 4452억원·예대율 76% 등 ‘껑충’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조합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이사장실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소소한 가정사부터 재무·세무문제에 이르기까지 스스럼없이 상담하고, 좋은 이웃이 돼 드리기 위해서죠.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나 혼자만이 아닌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도경영과 책임경영, 지역사회공헌으로 ‘좋은 신협을 넘어 위대한 신협’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국 최초의 무보수 이사장으로 취임해 재선에 성공, 오늘에 이르기까지 조합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고 있는 이성희(65·사진·충북 청주시 상당구 산성로56·☏043-259-6113) 청주상당신협 상임이사장.

청주에서 태어나 운호고와 청주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이사장은 1982년 신협중앙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총무과장, 교무과 교수, 전산부장, 기획조정실장, 호남지역본부장, 관리본부장을 거쳐 중앙회 3대 등기임원 중 하나인 검사감독이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30년간 신협중앙회에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습니다. 기획·총무부서에 근무할 당시 외환위기가 터졌고, 대우그룹 채권손실액이 2000억원을 넘으면서 전 직원 600명 가운데 3분의 1인 200명을 퇴사시켜야만 했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기에 저 역시 퇴사할 생각으로 구조조정에 착수, 대상자를 선정·발표했지요. 그때 일부 퇴사자들로부터 한동안 거친 항의를 받으면서 충격을 받았고, 처음으로 깊은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그분들 생각을 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1976년 동산교회조합으로 설립된 상당신협은 금천동 본점을 비롯해 장자·용정·동남 3개 지점에 모두 26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규모에 비해 직원 수가 적은 편이지만 해마다 목표를 초과달성할 만큼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예대율(은행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 76%, 연체대출비율 0.41% 등 건전성을 기반으로 한 자기자본비율이 월등히 높다보니 1인당 대출한도도 청주에서 유일하게 상호금융 상한선인 50억원까지 가능하다. 금융기관의 핵심은 수익성보다 건전성이고, 도덕성과 투명성으로 적정한 이익을 꾸준히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이사장은 매일 공개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부실대출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사실 상당신협은 2015년 2월 이 이사장 취임 당시만 해도 총자산 1948억원, 조합원 1만8700명, 순자본비율 4.02%에 불과했으나 경영혁신을 꾀하면서 탄탄한 조합으로 체질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경영등급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현재 상당신협의 총자산은 4452억원, 조합원 3만1562명, 순자본비율 5.3% 등을 기록하는 등 큰 폭의 성장을 일궈 냈다.

충북지역 금융기관 최초로 야간창구(평일 오후 7시까지)와 주말창구(토요일 오전 9시30분~낮 12시30분)를 운영해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의 금융거래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서민금융 접근성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또 아동·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경제관념과 협동의 가치를 전파하고 건전한 성장을 돕는 어부바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본점(500명)과 동남지점(200명) 문화센터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결과 상당신협은 △신협중앙회 11년연속 스마트경영평가 최우수조합상 △2019대한민국 베스트뱅커 상호금융부분 ‘대상’ △2019 신협중앙회 15년연속 미래창조경영평가 우수조합상 △신협중앙회 16년연속 올(All)바른경영평가 우수조합상을 받았다.

매년 아시아신협연합회 후원과 아큐포럼 등 국제교류를 통해 국제신협운동에 참여해 온 이 이사장도 사랑의 연탄나눔, 김장김치 나눔 행사, 저소득층 세탁봉사, 지역노인 이·미용봉사 등 활발한 나눔 경영과 지역사회공헌, 이웃사랑을 실천한 공로로 지난해 12월 열린 신협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신협발전 유공 정부포상인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가족으로 부인 이민숙(62·전 초등학교 교사)씨와 성은·영은 자매가 있으며, 이대희(60) 청주중부신협 이사장이 그의 동생이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yohan@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