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DongBuChangKo’ 서울 스페이스 중학서 개최, 다큐멘터리 영화 ‘봉명주공’ 상영회 ‘호응’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도시재생이나 재개발로 인해 사라져 가는 청주의 옛 모습들을 기록으로 재탄생시킨 콘텐츠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 담뱃잎 보관 창고였던 동부창고의 지난 5년의 기록과 재개발을 앞둔 청주의 1세대 아파트 봉명주공의 마지막 모습이 새로운 모습으로 공개됐다.

지난 4월 이재복 사진가가 출간한 사진책 <동부창고>는 서울에서 전시회로 다시 선보이며 18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영화 ‘봉명주공(감독 김기성)’은 상영회를 열고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동부창고 5년의 기록…사진전으로

사진전 ‘DongBuChangKo’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스페이스 중학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사진가 이재복 씨가 동부창고를 5년간 기록해 지난 4월 펴낸 사진책 <동부창고> 속의 작품들을 전시로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작가는 사진책 속 작품들을 대형으로 프린트해 출판물의 한계를 넘어 정형화된 틀 이상의 이미지로 전국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작가는 청주에서 태어나 우암동을 터전으로 살아왔다.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근처의 거대한 변화를 동부창고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2015년 처음 촬영을 시작했고 다음해부터는 2020년까지 5년간 본격적으로 기록 작업을 이어왔다. 작가는 대부분의 사진을 한적한 새벽에 촬영했고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흑백 사진으로 표현했다.

‘변화하는 건물’, ‘그라피티’, ‘버려진 물건’ 등 3가지의 테마로 사라지는 풍경들을 담았다.

작가는 “동부창고 이름을 들었을 때 청주시민들은 공간과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타 지역 사람들은 어떤 곳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특히 담뱃잎 보관 창고라는 사실은 말을 하지 않으면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작품 속에 조금이라도 이런 마지막 흔적들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청주 봉명주공의 마지막 사계절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청주영상위원회(위원장 박상언)는 지난 24일 김수현드라마아트홀에서 ‘봉명주공’ 상영회를 열었다.

김기성 감독의 ‘봉명주공’은 청주영상위의 ‘씨네마틱#청주’ 지원작으로 18회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에 이어 관객심사단상까지 2관왕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다.

재개발을 앞둔 청주의 1세대 아파트 봉명주공을 두고 흘러가는 사계절의 시간과 정든 터전을 뒤로한 채 떠나가는 주민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지만 철거를 앞두고 맹렬한 전기톱 소리에 하릴없이 밑동이 잘리고 쓰려져버리는 나무들, 또 그 변화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기록해가는 사람들이 영화속에 담겼다.

83분의 러닝 타임 동안 관객들은 때로 미소를 짓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기도 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봉명주공과 작별했다.

한 시민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청주를 보게 해줘 고맙다”며 “봉명주공처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가는 풍경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감상평을 남겼고, 영화 속에 등장하기도 했던 봉명주공 주민은 “이제는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영화 속에 우리의 시간과 공간들을 담아줘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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