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이 보은 장곡농원 대표

제천 명지초에서 교장 퇴직 후 친환경 농업 시작
‘도시민-농촌 상생’ 철학 중심 농장·펜션 운영 호평
SNS에 일상·농업 현장 사진 게재해 소비자 확보
신품종 들깨 ‘장곡 19호’ 개발에 “믿고 구매” 줄이어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 소비자에 신뢰 주고파”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풍요롭고 행복한 농촌을 일구고 가꾸는데 한 몫을 한 농·임업인을 소망합니다”

‘착한 농부, 정직한 농부, 성실한 농부, 행복한 농부’를 슬로건으로 친환경 유기농을 몸소 실천하는 이석이 장곡농원 대표(77·사진·보은군 내북면 세촌리 158-13)의 꿈이다. 

이 교장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 태생으로 영동농고를 거쳐 청주교대를 졸업했다. 1970년 청원군 미원면 금관초로 첫 발령을 받은 뒤 방송통신대. 청주대 행정대학원 석사. 특수학교 교사 자격증 을 따 혜원학교에 근무.괴산교육청 장학사 단양 교감. 제천 명지초 교장을 끝으로 정든 교육계를 떠났다.

그는 틈틈히 보은군 노인 장애인 복지관 교육 프로그램으로 영어회화 컴퓨터 국악등 교육을 받느라 쉴틈이 없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 환경을 캐나다 연수에서 체험한 뒤 농촌으로 돌아온 그는 유기농업과 전자상거래로 작지만 강한 강소농을 일궈내고 있다.

일하고 쉬는 시간은 나무 그늘에서 네이버 블로그에 박학다식한 글을 올린다. 하루 24시간이 짧아 25시간을 산다는 그는 스마트 폰 하나로 온갖 SNS 활동을 한다.

소통의 달인이다. 네이버에서 안심번호(0507-1488-0076)까지 받을 만큼 왕성하다. 건강정보나 농사 일정을 빼곡하게 올려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불러 들이고 있다.

주말이면 늘 10여명이 찾아 온다. 유기농을 공부하고 농촌생활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됐다.

잘 정돈된 팬션은 아니지만 시골스런 잠자리와 먹을거리는 항상 준비되어 있어 부담이 없다. 농장에서 가족이 먹을 만큼 뜯어다가 요리하면 주말을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값을 받지 않지만 오고가는 정을 베풀면 도시민들도 화답을 하는 거래방식이다

‘농촌과 도시민이 함께 한다’는 철학속에 주인의식과 자율행위를 강조한 블로그를 본 도시민들은 알아서 더 주고 가고 농산물도 직거래로 구입한다.

이제는 신뢰가 쌓여 더 열심히 네이버 블로그와 SNS에 일상의 소소한 글을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틈틈히 일기장을 올린다.

들깨와 마늘,고추,감자등 주로 양념류와 고사리,취나물, 산마늘, 눈개승마, 삼채등 고급 채소류를 재배, 시장 출하 보다 비싸게 팔고 있어도 없어서 못 팔만큼 불티가 난다.

병충해와의 전쟁에서 은행 잎, 계피, 할미꽃, 주정으로 살충제를 만들고 EM/BM(미생물)도 자체 생산한데다 빗물을 헛되게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시설을 갖췄다. 자동 분무 시설로 약 1만8000㎡(6000평)의 농경지에 가뭄과 병충해 방지를 한다.

염소농장 퇴비를 활용, 지력을 높인다.

농업 현장을 방문한 도시민들이 농약을 살포하지 않는다는 유기농법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 연결 시스템을 확보하기 까지 모두 SNS 인증 샷이 통했다.

들깨 품종 ‘다유’와 ‘들샘’을 재배한 그는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 살려 ‘장곡 19호’로 명명된 들깨 종자를 개발했다. 식물의 신품종을 육종하고 인정받기 까지 갖춰야 할 증명 서류만도 한 보따리가 넘지만 묵묵히 만만치 않은 과정을 해냈다.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할 만큼 연구하고 집요한 과학영농을 한 결과물이다.

농산물 판매 통장과 일반 가정사 통장이 분류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 19 영향을 받은 소득 감소율을 입증, 재난 지원금을 2번이나 받았다.

농심의 철학으로 △배려-늘 소비자 편에서 생각하고 농사짓는 창의적 경영 △정직- 청정지역 보은에서 생산된 고품질 우수농산물 △신뢰-소비자와 동행하는 농·산촌 관광체험과 안심구매 △역량-끊잉없이 배우고 연구하고 개선하는 친환경 농·임업인을 명심하고 있다.

‘파워 블로거’로 농산물 소비시장에 우뚝선 그는 영화제작에도 솜씨를 발휘했다. 5편을 제작, 미 헐리우드까지 진출했었다. 최근엔 장곡농원을 한의원으로 둔갑시켜 TV조선 다큐 영화 ‘응보’를 제작할 만큼 매니아이기도 하다. ‘동물사랑=사람 사랑’ 취지의 스토리를 갖고 참여했다.

TV 시청은 안한다는 그는 중고 시장에서 아답터와 카메라를 구입, CCTV까지 자체 제작 농작물 상태 파악은 물론 방범망도 확보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신념을 갖고 친환경 유기농 발전과 농산물 유통 분야 혁신을 개척하고 있는 농업 ‘신지식인’ 반열에 오르고 있다.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와 청소년 훈련부 부교수 칭호까지 받았던 그의 농촌사랑은 ‘이론과 실제’를 병행하면서 새로운 농업의 역사를 개척하는 선봉장역에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듣는다.

초등교사에서 농업인으로 전직한 이 교장은 ‘필요한 만큼 가져가라’는 팻말과 함께 ‘자율 나눔’을 실천하는 신농업 개척자이다.

보은 임재업 기자 limup00@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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