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
14년간 청주서 시인 아내와 ‘세종대왕’ 주제로 술 빚어와
세종, 청주 사람들에 술 하사… 충북 쌀·물로 당시 술 재현나서
이도 등용주·소통주·승승장구주·대왕주 등 시장서 ‘인기’
해외서도 수출 이어가… “전통주로 우리 역사·문화 알리고파”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옹알이가 시작되었다// 입술이 두꺼운 큰 항아리마다/고두밥과 누룩이 섞여/ 옹알대기 시작했다”
경기호(61·사진) 조은술세종(청주시 청원구 사천로 18번길 5-2) 대표의 아내이면서 공동대표로 있는 이승애(61) 시인의 시 '술 익는 소리'의 일부이다.
부부는 청주에서 세종과 관련한 스토리와 고유의 이름을 내걸고 전통주를 빚어 오고 있다. 경 대표는 술 관련해서 일해 온 지 24년이 되었다. 직접 술을 빚기 시작한 건 14년 째다. 10년은 전국 좋은 명주들을 섭외하며 전통주에 대한 유통을 담당해 왔다. 양조장을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막걸리는 하향 산업이었다. 생산품을 수출해야겠다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을 알게 할 이름을 고심한 끝에 기업명을 ‘조은술세종’으로 정했다.
그는 술을 빚기 전에 먼저 세종대왕과 관련한 스토리를 만들었다. 세종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글을 쓰는 아내와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제품명을 정하고 이야기를 만든 후 술을 빚었다.
이렇게 탄생한 세종술 ‘이도’는 세종의 본명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세종대왕이 초정에 와 있을 때 청주 사람들이 술을 하사했다. 경 대표는 유기농쌀과 누룩 충북의 깨끗한 물로 당시의 술을 재현하고자 했다.
22도 등용주, 25도 소통주, 32도 승승장구주, 42도 세종, 54도 대왕주는 세종과 관련한 스토리와 이름을 정하고 빚은 전통주다.
젊은 이도가 22살에 왕으로 등극했다. ‘등용주’는 왕으로 등극한 기를 받아서 취업, 승진,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빚어진 술이다. 등용을 축하하고 등용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가진 술인 것이다.
세종대왕의 업적 중 가장 큰 업적은 한글창제다. 한글창제는 백성과의 언어 소통을 위한 것이었다. 서로 간의 오해와 부부, 친구, 직장 상하 간, 사회적 갈등이 있을 때 세종의 소통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의미에서 빚은 술이 ‘소통주’다.
세종은 22살에 왕으로 등극해 32년간 재위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중 정치, 경제, 문화, 국방, 농업, 과학 모든 분야에서 많은 공을 세웠다. 술을 따르거나 줄 때 이도처럼 32년간 쭉 승승장구하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 ‘승승장구주’다.
이야기가 있는 ‘조은술세종’에서는 탁주, 약주, 과실주, 리크류주(과일소주), 기타 주류 등 40여 종류의 술을 생산하고 있다. 맛있고 스토리가 있는 ‘조은술세종’ 제품은 전국 시장에서 매출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싱가폴, 호주 등에 수출되고 있다.
경 대표는 “충북이 물도 좋고 원료도 좋아서 매년 전국에 품평회를 하면 좋은 상은 거의 가져올 만큼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가업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가족의 이름을 걸고 충북을 대표하는 최고의 전통주를 빚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경 대표는 괴산 소수면이 고향이다. 20대 시절부터 고향에서 4H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다. 지금은 충청북도 4H본부 회장을 맡아 농촌청소년들을 지도육성 하는데 후원하고 있다. 농촌 출신으로 농촌활동을 해 오다 술을 빚는 일에 뛰어든 경 대표의 이야기는 동양일보TV ‘사람풍경’에서 26일 시청할 수 있다. 글·사진 도복희 기자 webmaster@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