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린 가야금 연주자·코르드 매예링 작곡가
오늘 21회 대전국제음악제서 코르드 곡·조세린 연주 선봬
조세린, 외국인 첫·유일 ‘전북 무형문화재 40호 가야금산조 전수자 ‘눈길’
2016년 충북도립교향악단서 코르드 곡 초연… 작곡상 심사 등 한국과 인연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음악이란 무엇일까.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음악은 무엇이다’라고 말하기 보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자신이 존재하는 방식으로 말한다면 선뜻 이해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음악인들에게 언어의 다름, 문화의 차이는 중요치 않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존재의 방식을 말하다 보니 어느새 한국인 보다 한국의 정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두 음악인이 18일 유튜브 동양일보TV를 찾았다.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인 가야금 연주자 조세린(51) 배재대 주시경교양대학 동양학 교수와 작곡가인 코르드 매예링(66) 독일 다롬 슈타트 시립음악대학 학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청주를 찾은 이유는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21회 대전국제음악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생상스’ 서거 100주년 기획공연으로 마련된 19일 ‘동물의 사육제’ 무대에 조세린 교수가 가야금 연주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조 교수는 코르드 학장의 곡 ‘한스 베르너 헨제의 무덤’을 연주한다.
조 교수는 “천안에서 주로 함께 연습을 하는데 다음날은 대전 공연이 있어서 그 중간인 청주에 들렀다”며 “가장 큰 이유는 동양일보TV 출연을 위해서다”고 웃어 보였다.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조세린 교수의 본명은 조세린 클라크(Jocelyn Clark)다. 조세린이란 어감이 한국 이름과 비슷해 하숙집 오빠들이 그를 조세린으로 불렀다는 재밌는 일화도 있다. 혈혈단신 한국에 온 시기는 1992년. 그는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 오보에, 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데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조 교수는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다 악기 연주도 좋아하다보니 일본의 고토와 중국의 고쟁, 한국의 가야금을 차례로 배워나갔다”며 “한중일 3개 나라의 가야금을 다 배운 격인데 한국 가야금이 소리를 내기도 어렵고 연주가 간단치 않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알라스카주 웨슬리안대학에서 동양학을 전공한 그는 22살때 한국에 와서 국립국악원 장학금으로 가야금을 배웠다. 그러다 미국으로 돌아가 하버드대학 대학원 동양학 석사 과정을 밟고 ‘동아아시 언어와 문명’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중간중간 한국에서 공연을 선보였고 2008년 배재대 교수에 임용되면서 한국에 정착했다. 현재 외국인 최초이자 유일한 전북 무형문화재 제40호 가야금산조 전수자로 매우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조 교수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코르드 학장은 독일 에센 출생이다. 바르셀로나의 ‘타르도르 페스티발’, 그라츠의 ‘슈타이리의 가을’, ‘에비앙 페스티발’ 등 여러 도시를 모티브로 한 창작 활동으로도 유명하며, 1995년 샤론 그레이탁의 ‘사랑 수업’ 영화음악 작곡까지, 넓은 창작곡 세계를 소유한 음악가다.
무엇보다 코르드 학장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한국에 스물 다섯 번이나 방문했다는 그는 대구국제현대음악제 주요작곡가 선정, 윤이상 작곡상 심사 등을 했다. 특히 충북도민들에게는 충북도립교향악단의 2015년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작곡 페스티벌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작곡가다.
두 음악인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30일부터 방송되는 동양일보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