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수 충북도 노인장애인과장

옥천군 근무 당시 ‘인원 미달’ 청성초 폐교 해결 방안 모색
시골마을 이주 벽 부딪히자 ‘교육지원 정책’ 마련
정책 자금 마련 위해 직접 발로 뛰어 모금운동 전개
주택 임대료 지원 등 전국서 ‘화제’… 상담신청 쏟아져
“면민 모두와 함께 만든 성과… 살기 좋은 환경 조성”

전재수 충북도 노인장애인과장
전재수 충북도 노인장애인과장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인구 소멸지역인데 학교를 살릴 수 있겠어? 모두가 포기 했을 때 전 확신을 가졌습니다.”

정원 20명 미달로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민·관 협력을 이끌어 ‘기적을 만든 사나이’ 전재수(56·사진) 충북도 노인장애인과장이 화제다.

전 과장은 올 7월 1일자 인사교류로 옥천군에서 충북도로 발령받았다. 전 과장의 고향은 충북옥천군 청성면.

이곳은 인구 소멸지역으로 분리되며 인구가 심각하게 줄어 들고 있는 지역이다. 그나마 청산면은 명맥을 유지하며 초등학교가 유지 되고 있었지만 바로 옆 동네인 청성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에 놓였다.

2020년 입학기준 당시 학생 수는 14명.

충북도교육청은 그해 12월까지 폐교를 명령했다. 최소인원 20명 기준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접한 민·관은 대책회의를 논했지만 뚜렷하게 해결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기적을 만든 사나이’ 전 과장이 나타났다.

전 과장은 당시 옥천군 경제개발 국장으로 총책을 담당했다. 당시 옥천교육지원청과 회의를 30차례 가지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문제는 학생들을 이주 시켜야 하는데 평범한 편의점 하나 없는 시골마을에 한 가정의 이주란 ‘넘지 못하는 벽’이었다.

유일하게 이주민에게 지원할 수 있는 귀농·귀촌지원 정책도 전국이 동일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혹할 만한’ 유입정책으론 사용할 수도 없었다.

전 과장은 마지막 히든 카트를 착안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주여건과 지원금을 함께 지원하는 ‘교육지원 정책’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난관에 닥쳤다. 특정 학교만을 위한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문제로 작용했다.

굴하지 바로 현장으로 나섰다. 지역 주민들과 출향인, 동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모금운동을 전개 한 것이다.

전 과장도 솔선수범하기 위해 먼저 100만원을 내놨고 마을 주민들도 적게는 5만원에서 10만원, 십시일반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당시 청성초는 동문회조차 없었기 때문에 조직력이 부족했다. 전 과장은 당시 옥천군청에서 중책을 맡고 있었지만 성공적인 모금운동을 완료하기 위해 총동문회 사무국장까지 도맡았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모금운동 3개월 만에 8000만원이 정립됐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청성면 ‘교육이주’사업이 시작됐다. 전국의 맘 카페는 물론 학부모 모임 동아리, 교육자 모임 동아리 등 학생들과 관련한 모든 전산망에 홍보를 시작했다.

점차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8가구가 이전했다.

경남 창녕, 오산, 아산, 시흥, 김포 등 전국에서 아이를 청성초에 보내기 위해 교육이주를 했다.

1호로 이주한 학부모가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2호 이주 학부모는 학부모회장을 맡으면서 청성면의 이러한 정책을 함께 홍보하고 있다.

이주자들에게 주택 임대료까지 무료로 지원하기 때문에 전국 학무모들 사이에선 청성면이 화두다.

마을까지 나서 주택을 지원하자 옥천군도 힘을 보태기 위해 집 수리비용 8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문이 전국으로 돌자 현재(26일)까지 상담신청은 100건이 넘어서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2021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에 ‘청성면 산성문화마을 주거플랫폼 구축사업’이 선정돼 사업비 85억원을 확보하는 겹경사도 일어났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3년간) 청성면 산계리 131-1번지 일원에 초등학교 전학생 및 인근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15호)과 복지센터, 주차장, 친환경숲속놀이터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전재수 과장은 “여기까지 오기 어려웠지만 이 결실은 저 혼자만의 공이 아니다. 면민 모두가 힘을 합쳐 낸 성과다”라며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희망찬 꿈을 가진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전했다.

청성면의 7월말 기준 인구는 2367명으로 옥천군에서 유일하게 매달 1~2명의 인구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글·사진 옥천 박승룡 기자  bbhh010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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