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암 민화가
만화가서 민화가 전향… 창작민화 선구자로서 보령 정착
받은 사랑 보답하고자 내년 ‘보령머드백화도’ 기탁 예정
창작민화 작품 중심 국내외 개인 전시회 최다 기록 ‘눈길’
민화협회 보령시지회 출범·호암민화아카데미 설립도
“문화 소외지역·일반 시민들에 예술의 일상화 운동 전개”
[동양일보 천성남 기자]“내년은 호랑이의 해로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성공리에 치러질 수 있도록 하는 염원에서 보령앞바다를 배경으로 10만 보령시민의 상징인 100마리의 호랑이를 그린 폭 1.2m, 길이 10m에 달하는 대작으로 탄생시켜 시에 기증할 것입니다.”
지명탄생 100년 이래 최초 정부승인 국제행사로 치러질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에 민화(民畵) 기증 의사를 밝힌 '호랑이 1호' 호암 김태암(73) 민화 작가의 일성이다.
호암은 전통민화의 가치를 일찌기 발견하고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1세대 작가로 창작민화의 선구자이자 개척자로 55년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호암의 특별 기증 계기가 된 것은 제2의 고향이 된 보령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할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초기 당시 정착에 도움을 준 지인인 안미자(보보스카페) 대표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기증될 ‘보령머드백호도’는 보령의 시목인 소나무, 시화 동백, 시조 갈매기, 시어인 참돔까지 보령의 4대 상징물과 민화의 대명사인 호랑이와의 조합으로 형상화되어 보령머드테마파크 건립일정에 맞춘 내년 4, 5월쯤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대구 출신인 호암은 현재 (사)한국민화협회 보령지부장이며 (사)한국미술협회 보령지부 민화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까치·호랑이의 독보적인 1인자로 손꼽히는 그는 2019년 다옴 김승미, 혜원 김경숙, 가헌 임나윤 등 지도 받던 문하생들을 주축으로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사)민화협회(문체부 소관법인 제722호)의 보령시지회를 출범시켰다.
또한 호암의 예술철학인 재앙을 물리치는 길상론의 확산과 작품세계를 계승하고 스스로 체화하도록 창작민화의 지평을 최대한 확장하고자 호암민화아카데미를 설립해 (사)보령지회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보령시 성주면의 마을회관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며 창작민화에 대한 열정을 쏟고 있는 호암은 “제2의 고향인 보령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고 사심도, 일신상의 영화도 버리고 오직 그 생각만 하고 살아왔다”라며 “내년 시에 기증할 ‘보령머드백화도’는 진정한 보령시민의 일원이 된다는 자부심과 민화를 통해 시민이 한데 똘똘뭉쳐 꿈과 희망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까치, 호랑이를 통한 한국 정신문화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호암은 1966년 만화가로 활동하다 민화에 푹 빠져 전향한 작가로 국내 최초로 낙관을 찍고서 창작민화 작품을 기반으로 국내외 개인전시회 ‘최다’를 기록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국제미술작가협회 부회장(현)이기도 한 그의 수상실적은 △과기처장관상(1986) △제1회 한국문화예술대전 민화부문 최우수상(1984) △제2회 전국서화대전 특선(문화공보부·부산MBC·부산일보 후원(1985) △주일대사관문화원/민단본부 후원 46차례 일본 단독 초대전(1996~1999) △일본 ≪미술명전≫ 이색특기작가 인명사전 등재(2002) △(사)국제미협 전통화 부문 명장 인증(2006) △프랑스 파리국제박람회(문광부/문화재청 지원) 초대작가(2008) △보령시 내 고장 숨은 달인(2018) △제50회 충청남도 미술대전 민화부문 심사위원장(2020.5) △제17회 국제종합예술대전 심사위원 및 초대작가(2021.6) 등 다수다.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호암은 “그래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보령에서 4번의 겨울나기를 하면서 붕어빵 장사를 한 시간이었다. 3마리에 천원하던 붕어빵, 과거의 잉어그림을 팔아 100만원을 받던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돈과 명예가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라며 “현실에 적응하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손님이 되어 만났던 그 인연의 소중함으로 인생을 다시 배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또한 말기암에서 완치판정을 받는 기적이 있기까지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민화작가 호암은 “예부터 민초들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통로로 사용됐던 민화는 태생적으로 마을공동체와 잘 어울린다”면서 “문화적 소외지역인 농촌주민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과 예술의 일상화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으로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아내와 외동아들인 김서광(43·한국민화협회 사무국장)씨가 있다. 보령 천성남 기자 go2south@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