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규 충북경찰청 교통안전계장
29년 경찰경력 중 20년 교통업무 ‘베테랑 중의 베테랑’
긴급자동차우선신호시스템 등 다수 정책 전국최초 시행
단속만으로는 사고예방 한계…“지자체·도민 관심 필요”

최인규 충북경찰청 교통안전계장
최인규 충북경찰청 교통안전계장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많은 사람이 오가는 도로 위에서는 여러 교통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충북경찰은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안전속도 5030’ 제도, ‘함께해유~착한운전’ 캠페인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내 교통안전의 최일선에 있는 최인규(52·경찰대 8기·경정) 충북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20년 넘게 교통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보은에서 태어난 최 계장은 보은중과 충북고, 경찰대(8기)를 졸업했다. 특히 1992년 경위 임용 후 전체 경찰경력 29년 중 20년을 교통경찰로 근무했다.

교통업무와의 첫 인연은 1997년 청주면허시험장 도로주행 시험관이다. 이후 충북청 면허계, 청주동부경찰서(현 청원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고속도로 10지구대 순찰대장, 충북청 교통조사계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교통안전계장으로 뛰고 있다. 현재 근무하는 충북청 교통안전계는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생명을 보호하는 예방 안전활동과 교통안전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도내 교통안전분야의 ‘컨트롤 타워’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최 계장이 추진한 정책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는 특히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시행한 ‘긴급자동차 우선신호 시스템’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16년 말 소방차 전용차로 협의 과정에서 최 계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인데, 현재는 전국 지자체 벤치마킹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스쿨존 신호등 함체를 전부 노란색으로 바꿔 설치하고, 고속도로의 이동식 과속단속카메라 부스(박스) 설치, 교차로 정지선 이격 설치(최대 5m) 역시 최 계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다. 최 계장은 “교통업무는 노력의 결과가 금세 드러나지 않지만 효과가 나타날 때 느끼는 보람은 교통업무를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 계장은 “충북의 교통문화 수준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충북의 교통문화지수는 D등급인 78.13점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13위로, 2019년보다는 5단계 하락했다. 특히 도내 인구의 절반이 사는 청주시는 인구 30만 이상 29개 시 단위 지자체 중 14위에 그쳤는데, 2019년보다 11단계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지역의 열악한 교통여건과 높아지는 사고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교통사고 예방 대책으로 ‘안전속도 5030’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보행자 통행이 많은 도심 주요도로의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30㎞로 제한하는 속도 하향정책으로, 지난 4월 17일부터 전국에서 확대 운영 중이다.

최 계장은 “100일간 효과 분석결과 제도 적용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12.6%, 보행자 사망자는 20.1% 감소하는 등 사고감소 효과가 분명히 확인된다”며 “차량정체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통행속도는 시속 1㎞ 감소로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도내에서는 2019년부터 범도민 교통안전캠페인 ‘함께해유~착한운전’, 양심운전자에게 생명쌀을 나눠주는 ‘양심운전자 찾기 이벤트’,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예방을 위한 ‘화물차 휴식충전 프로젝트’ 등이 시행 중이다.

그럼에도 그는 단순히 경찰의 단속만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교통경찰 중 현장(외근) 근무 인원은 매번 부족하고, 최근에는 백신 수송 업무 등도 더해져 음주운전 단속이나 법규위반 단속, 홍보 등 기본적인 업무 수행만으로도 벅찬 상태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교통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계장은 “교통안전은 경찰, 지자체는 물론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얻어질 수 있다. 끼어들기 전 방향지시등 켜기 등 사소한 배려와 양보가 사고를 예방하고 성숙한 교통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양반의 고장’ 명성에 맞는 충북의 교통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더욱 적극적인 동참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함께해유~착한운전!”고 했다.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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