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충북도 도로계획팀장

김봉수 충북도 도로계획팀장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충북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도 공무원 최초로 기술사 2개를 동시에 취득한 인물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김봉수(55·사진) 충북도 도로계획팀장이다. 


김 팀장은 아주 평범한 공무원이었다. 1992년 음성군에서 충북도로 전입해 온 그는 일부 토목직 공무원들이 전문성 부족으로 일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기술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팀장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기술사 시험에 응시했지만 낙방했다. 이때 많은 좌절과 고뇌가 찾아왔다. 김 팀장의 아내도 “공부하지 마라”고 말렸을 정도다. 


이 시기 부모의 보살핌이 절실했던 4남매 자식들에게 무성의했고, 자신의 몸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눈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결국에는 망막염이라는 눈병도 얻었다. 2011년부터 2012년에는 시험 스트레스까지 겹쳐 급기야 공부를 포기했다. 


그러다가 주위 교수로부터 대학원 입학을 권유받았다. 김 팀장은 대학원 박사과정(충북대학교 토목공학과 토질기초공학) 5년을 전공했다. 이를 계기로 포기했던 기술사 시험도 다시 도전했다. 


김 팀장은 이 시기 ‘철인3종경기에 뛰어들었다. 철인3종경기는 김 팀장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 주었다. 지금도 김 팀장은 동네에 있는 힐링센터 실내수영장의 불을 밝히는 사람이다. 김 팀장은 철인3종경기 대회에 첫번째 참가해 완주했다. 철인3종경기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새벽 5시 8분에 일어나 힐링센터로 향한다. 그리고 1.5㎞정도를 매일 수영하고 있다. 달리기는 김수녕양궁장을 10바퀴 정도 돌고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김 팀장에게 놀라운 사실은 자전거가 선수용이 아닌 아들이 타고다니는 일반 자전거로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김 팀장은 같이 경쟁하는 40대 주자들을 따돌리기도 한다. 철인3종 경기가 시험 스트레스를 날리고 무겁게 짓눌렀던 좌절과 고뇌를 떨칠 수 있게 했다. 


김 팀장은 지난 3일 124회 토목시공 기술사 시험에 응시했다. 그러다가 도로 및 공항기술사 시험이 있는 것을 알아내고 짬나는 시간에 도로 및 공항기술사 시험에 응시했다. 이를 병행하면서 김 팀장은 공부에 매달렸다. 김 팀장의 손에는 굳은 살이 생겨났다. 답안을 정리하면서 써내려간 답안지 분량이 많아지면서 볼펜을 쥔 손가락에 굳은 살이 생긴 것이다. 김 팀장의 말을 그대로 전하면 신기하게도 기술사에 합격한 후에 굳은 살이 전부 없어졌다고 한다. 


김 팀장은 토목시공 기술사와 도로 및 공항 기술사 합격의 문자를 받고 정말 기뻤다고 전했다. 김 팀장의 합격을 가장 기뻐한 사람 역시 아내다. 김 팀장은 사무실에서는 음치헌 도로과장에게 가장 먼저 알렸다. 음 과장은 김 팀장이 공부할 때 필요한 문제들을 모았다가 전해줬다. 김 팀장은 그 은혜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기술사 합격을 한 후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며 “현재 헌혈을 39회까지 했는데 퇴직하기전까지 50회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혈은 하고 싶다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1년에 6번 정도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나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이 바라는 또 하나는 지방도로 유지 및 관리, 유지보수와 관련된 책을 쓰는 것이다. 


엄재천 기자 jc0027@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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