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논산 온채영농조합 대표
건강한 안전먹거리를 최고의 상태로 생산·유통·판매
2015년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 명인··· 세계농업기술상 대상까지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온채’, 채소의 모든 것이란 뜻이다. 건강한 안전먹거리를 최고의 상태로 온전하게 생산 유통 판매한다는 의미다.
논산에는 친환경 농법으로 다양한 엽채류를 재배해 수십억대 부농을 일군 ‘채소 명인’이 있다. 온채영농조합법인 김영환(63)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논산시 일대 비닐 하우스 300여동 6만평 안팎(직영 50동, 계약재배 250여동)에서 채소를 키워 낸다. 날이 무더운 하절기에는 강원도 대관령 고지대에 올라가 땅을 빌려 일한다. 대관령 재배 규모만 2만 5000여평에 달한다.
주력으로 재배하는 쌈채는 미니코스, 버터헤드, 이자벨, 파게로, 카이피라 등 유럽형 특수채소로, 모두 다 결구상추다.
결구상추란 여러 겹의 잎들이 둥글게 겹쳐지면서 속이 드는 상추를 뜻한다. 아삭아삭 식감이 좋고 달큰하며 고소한 맛까지 나는데 가정 뿐만 아니라 업소에서도 햄버거 샌드위치 토스트 등에 많이 쓴다.
40년 전부터 농사를 지은 김 대표가 처음부터 채소재배를 시작한건 아니다. 초기에는 수박, 딸기, 메론 등 과일 농사를 지었으나 투입된 노동력에 비해 소득이 적어 고민 끝에 엽채류로 방향을 바꿨다.
품종 역시 일반인들에게는 약간 생소하지만, 그런만큼 희소성도 크고 마니아층도 넓은 특수채소를 택한 것이 주효했다.
대단위 채소를 키우는 온채의 영농기법은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농업은 완전 자동화된 공장의 기계와 달라 혼자서 육묘와 재배를 다 하는건 불가능합니다. 계약을 맺고 함께 뛰는 주변 농가에 품종과 수량 등을 알려주고 온채와 농가가 역할을 분담해 재배합니다. 농가로부터는 정해진 가격에 사들여 최종 판매를 온채가 하는거죠.”
농가들은 가격 등락에 민감하다. 심지어 생산비조차 건질수 없는 경우 아예 밭에서 갈아 엎는게 농작물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채소 값이 곤두박질 쳐도 우리와 손잡은 농가에는 100% 약속된 가격을 쳐 줍니다. 서로 믿기 때문에 농가들은 안정적으로 온채를 믿고 일합니다”며 선진국형 농법의 강점을 설명한다.
덕분에 인근에는 온채와 계약을 맺고 엽채류를 재배하는 30여개의 실력있는 농가가 있다.
비닐하우스 농사는 사람 노력이 80%를 차지한다. 물과 냉난방, 토양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작물은 같은 자리에 같은 품종을 심으면 연작 피해를 입어 지력이 떨어집니다. 그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만 흡수해 가니까 그럴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온채는 한번 재배가 끝난 밭은 휴경을 하거나 다른 작물을 심어 보완을 해 줍니다”며 밭에 휴가를 준다고 말한다.
휴경하는 땅은 친환경 태양열 소독을 한 뒤 퇴비를 붓고 땅심을 강하게 해준다.
양액(수경) 재배도 병행한다. 즉 흙 위에서 작물을 키우는게 아니라 영양분을 섞은 물로만 키우는 방식이다. 병충해도 적고 품질이 균일해 상당히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온채는 생산 엽채류의 거의 전량을 이마트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호텔 등에 납품한다. 안정적인 납품처가 온채의 성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덕분에 온채는 지난해 매출액 60억원을 일궜다. 올해에도 8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농업관련 포상도 셀수 없이 많다.
그 중 2015년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 명인(농촌진흥청)에 오른건 김 대표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이 분야 명인은 전국에 30여명 뿐이다.
지난해는 세계농업기술상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역시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 등이 주관하는 농촌지도기관 최고 권위를 갖는다.
올해 1월에는 (사)충남품목농업인연구연합회 7대 충남도 연합회장으로 당선됐다. 논산시에서 농업인학습단체 도회장 탄생은 처음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회원간 소통과 역량개발, 시·군 화합, 농업기술 정보교류 등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고 근육이 움직이는 한 채소재배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산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