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상 세종시교육청노동조합위원장
교육기관 일반직 공무원 인권침해·차별 실태조사
심각성 확인·교육청의 근절 대책 마련 촉구
계획·납부 등 종합행정 전 분야 망라한 달력 제작·배포
현장서 터득한 업무 실전 매뉴얼 발간, 후배들 ‘호응’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노동운동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본 적 없는 길이었고 혹여 받게 될 불이익도 걱정이었다.
걱정도 잠시, 조직의 병폐 이른바 꼰대들을 부정하면서도 존경받을 선배를 가리며 그들이 가진 공직 가치와 노하우를 동료와 후배들에게 잘 전하는 방식으로 공직사회 세대간 갈등을 봉합한다.
조직문화 개선, 행정역량 강화, 권익 신장 등 다방면의 사업을 펼치면서 성과 역시 톡톡히 내고 있다
청년 도시 세종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세종교육청노동조합 양현상(사진.41.연양초 행정실장) 위원장 이야기다.
세종시교육청노동조합은 3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공무원들이 주축이다.
교육기관 노조인 만큼 존재 이유를 학생에 두고 행정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다수 직종이 모인 교육기관에서 일반직 공무원의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 공직 처우 개선과 사기 진작에도 진력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일하자는 “우리함께 마음모아”라는 구호와 “똑똑한 노조‧강력한 노조‧다정한 노조”의 행동 지표가 이를 대변한다.
양 위원장이 노조를 맡고 9개월동안 세교노는 갑질과 차별이 만연했던 교육계 문화를 존중과 배려가 당연시되고 일상이 되는 수평 구조로 바꿔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교육기관 일반직 공무원 대상 인권침해와 차별 실태 조사를 벌여 심각성을 확인하고 교육청의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 한 예이다.
이를 통해, 교육청의 반성과 사과를 이끌고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최교진 교육감은 간부회의를 통해 “시대가 변하고,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는 직원을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문화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사람과 사람 간 관계의 소중함을 알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세심히 신경 써 달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 바 있다.
세교노는 조직문화 개선과 함께 똑똑한 후배 양성 등 행정력 강화에도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교 행정실은 교무를 제외한 재무 중심 종합 행정을 하는 곳으로 특히, 법령‧지침 등 규정에 의해 매년‧매월 해야 하는 주기적 업무는 저경력 후배 공무원들에게 자칫하면 빠뜨릴 수 있는 어려움의 대상이었다.
양 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 착안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시행되는 정보공개를 비롯해 각종 계획 수립, 지출, 납부, 신고, 등록, 점검 등 종합 행정 전 분야를 망라한 달력을 올해 상반기 제작해 배포했다.
업무 달력은 초판 발행 보름도 안 되어서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
양 위원장은 “신규 등 저경력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역할을 하고자 제작했는데 선후배님들 모두에게 이렇게까지 호응과 칭찬을 얻을 줄은 몰랐다.”며 히트 친 소감을 전했다.
노조는 더 나아가 업무 달력 후속으로 지난 7월 선배가 현장에서 터득한 실전에 강한 업무 매뉴얼을 발간해 후배들로부터 거듭 박수를 받았다.
‘꿀팁 보장! 슬기로운 교행생활’이 그것으로 486페이지 분량의 매뉴얼은 교육행정 전반에 대한 선배들의 업무 노하우가 살뜰히 담겼다.
세교노는 또 단층제 구조에서 발생하는 격무와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동료 공직자들에게 청사 주변 현수막을 통한 다정한 메시지를 틈틈이 보내 공직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노조는 지난 6월 세종교육 출범 10년 차를 앞두고 ‘열 살 맞는 세종교육, 참 잘 자란 우리 아이들’, ‘당신이 바로 세종교육입니다. 그간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 걸었다.
이어 8월, 2학기가 시작할 무렵에는 ‘코로나 네 이놈, 아이들에게서 썩 물렀거라’, ‘우리함께 마음모아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라는 말로 동료들의 기운을 복돋았다.
이번 추석 명절에도 역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종교육(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재치 있는 속담으로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였다.
양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공조직이 똑똑해야 하고, 때로 조직이 흔들리면 뼈아프지만 심폐소생술 같은 강력한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라며, ”세종교육이 우리 아이들 성장에 있어 비옥한 토양이 되도록 새로운 도전을 지속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교노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상급 단체로 두고, 교육청노동조합연맹에 소속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종 신서희 기자zzvv2504@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