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주년 국군의 날] 6.25참전용사 최남규씨, 가족에 나라사랑 강조
3대 9명 모두 현역복무…복무기간만 221개월
군복무 중 부상 제대 손자 “군생활 후회 없어

최남규(앞줄 오른쪽 두 번째)씨의 1952년 군 복무 시절 사진.
최남규(앞줄 오른쪽 두 번째)씨의 1952년 군 복무 시절 사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국군의 날을 맞아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 가족이 모두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병역명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충북지역 병역명문가 최남규씨 가문의 이야기는 73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나라사랑의 의미와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6.25 전쟁에 참전한데 이어 남원 지리산 공비토벌, 금화 김일성 고지전투 등 전장을 누볐던 최남규(91)씨. 최씨는 1951년 제천농업중학교 4학년 재학 중 학교소집일에 갔다가 8사단 2대대 10중대 화기소대로 입대해 전쟁을 겪었다. 70년이 지났지만 최씨는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세월이 지나 5명의 손자를 둔 할아버지가 된 최씨는 풍전등화에 놓였던 조국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깊이 남아 가족들에게 “역사를 배워라. 국가관을 가져라. 민족정신과 애국정신을 키워라”고 강조해왔다.

이런 최씨의 나라사랑 마음을 이어받아 세 아들과 손자 다섯 명 모두 현역 복무를 마쳤다. 이들 3대 9명의 복무기간을 합치면 221개월, 18년에 달한다.

아들 용기씨는 1975년 1군단 통신대대 근무 시절에 대해 “힘들게 훈련받은 생각 밖에 안 난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힘듦이 오히려 살아가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고 회상했다. 손자 우빈씨는 2017년 21항공단 207항공대대에서 헬기승무원으로 근무하다 다리를 다쳐 전공상으로 제대했으나 “군 생활에 후회는 없다. 언제라도 나라가 부르면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씨는 전장의 사선을 넘나들며 가슴 깊이 새긴 나라사랑 마음과 명예로움을 가족 모두와 나누고 싶어 지난해 12월 충북병무청에 병역명문가 신청을 넣었다. 혹시나 우빈씨가 부상으로 만기 복무를 하지 못한 것이 선정에 문제가 될까 가족들은 직접 손편지를 적어 문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 복무 중 부상으로 인한 전공상 사유 전역은 병역명문가 선정이 가능하다고 충북병무청은 설명했다.

제천의 병역명문가 최남규씨 가문 가족사진. 가운데가 최남규씨. 최씨 가문은 6.25참전용사인 최남규씨부터 손자 5명까지 3대 9명이 모두 현역복무하는 등 221개월의 군복무기간을 달성, 올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제천의 병역명문가 최남규씨 가문 가족사진. 가운데가 최남규씨. 최씨 가문은 6.25참전용사인 최남규씨부터 손자 5명까지 3대 9명이 모두 현역복무하는 등 221개월의 군복무기간을 달성, 올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3대 가족이 병역의무를 마친 최씨 가족은 지난 1월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올해 충북에선 43가문 244명이 병역명문가로 이름을 올렸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선정된 병역명문가는 전국 7631가문 3만8665명, 충북은 479가문 2541명이다.

이창영 충북병무청장은 “앞으로도 최씨 가족과 같이 나라사랑의 대를 이은 병역명문가문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이들이 우대받는 사회,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선양사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10월 1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인근 영일만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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