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이병국 교수 500g.700g 초미숙아 쌍둥이 생명구해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최근 초미숙아 쌍둥이(태명:선물이.열무)가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병국·신정민 교수팀을 비롯해 산부인과 소아 흉부외과, 안과 등 의료진의 유기적인 협진과 정성 어린 집중 치료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초미숙아 쌍둥이의 100일에 걸친 힘겨운 여정은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등 의료진의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이 일궈낸 값진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선물이와 열무는 지난 7월 29일 아침,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통해 임신 24주 만에 일반 만삭아들의 5분의 1이 안되는 500g, 700g에 불과한 작은 몸으로 세상에 나왔다.
약한 심장은 박동조차 희미했고, 여린 폐와 입으로는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 의료진들의 소생술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한 채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출생한 날부터 쇼크와 저산소증의 위급상황이 발생했고 며칠 후에는 쌍둥이 모두 장이 썩는 괴사성 장염으로 인해 수십일간 금식하며 치료가 진행됐다.
이후에도 쇼크와 패혈증, 폐동맥 고혈압 등 계속해서 위급한 상황이 닥쳤지만 쌍둥이는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의료진의 노력대로 꿋꿋하게 버텨냈다.
특히 700g으로 태어난 동생 열무는 생후 1개월 만에 심장(동맥관개존증)수술까지 받았지만 이조차 극복해 냈다.
다행히 쌍둥이의 상태는 호전돼 생후 2개월 정도부터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다.
쌍둥이가 생사를 넘나드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신생아 중환자실 등 의사와 전문간호사 모두 24시간 쌍둥이 곁에서 발을 떼지 않고 집중 치료에 몰두했다.
아직 미숙아 망막증 치료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은 쌍둥이 모두 출생 당시보다 몸무게가 4배 이상 늘었고, 코를 통한 보조 산소 정도로 자가 호흡이 가능한 상태다.
다른 합병증도 최소한의 상태여서 이제는 스스로 젖병을 빨고 부모 품에 안길 날을 기다리면서 수유 연습을 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많은 상황이 악조건이었지만 부모의 응원과 신뢰가 없었다면 쌍둥이도, 의료진도 힘든 시간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미숙아들의 중증 치료 시스템을 갖춘 세종충남대병원은 2020년 7월 개원 이후 극소 저체중아의 생존율이 95% 이상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들은 병원에서 100일을 맞는 쌍둥이에게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조촐한 파티를 마련해줬다.
또 지난 8월에는 임신 25주 4일만에 체중 73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난 이른둥이 '희망이(가명)'가 건강을 되찾았다.
희망이는 태반의 염증이 심해져 지난 4월 26일에 임신 25주 4일 6개월도 안된 초미숙아로 세상에 나왔다.
출생 후 맥박도 없고, 숨도 혼자 쉴 수 없어 생명이 위태로웠던 희망이는 수술받은 엄마 옆에서 의료진의 소생술로 심장을 뛰게 하고 나서야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신정민 교수팀 주도 아래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희망이는 동맥관 개존증 수술에 이은 약물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신생아과, 소아 심장과, 소아 흉부외과의 협력으로 심장 수실인 동맥관 결찰술까지 받았지만 중증의 신경계 합병증 없이 체중 3.31kg의 신생아로 성장했다.
특히 세종충남대병원의 소아심장 치료 수준은 전국에서도 손꼽는 수준이다. 지난 1월 19일 생후 35일된 3.7kg 소아가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심장의 좌·우 심실 사이의 중간 벽(중벽)에 구멍(결손)이 있는 질환(선천성 심실중격결손)으로 결손 크기가 큰 중등도일 경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심부전,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칫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던 상황이었다.
진단과 수술 후 관리는 김지나(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담당했고 수술은 한우식(흉부외과) 교수와 충남대병원 본원 유재현(흉부외과) 교수가 4시간여에 걸친 집도 끝에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지나 교수는 “세종충남대병원의 소아 심장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으며 유재현 교수는 “소아의 선천성 심장병은 빈도가 낮지만 이를 잘 진단하고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zzvv2504@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