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로컬 프로젝트 2021’ 세 번째 전시…장백순 작가 ‘空(공)’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수의를 만드는 소재인 ‘마’를 통해 생명의 탄생과 소멸,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의 의미를 담아낸 장백순(56) 작가의 전시 ‘空(공)’이 지난 2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청주시립미술관 ‘로컬 프로젝트 2021’의 일환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청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다층적인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로컬 프로젝트’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는 지역 미술계에서 꾸준히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중진 작가인 민병길(사진), 박진명(회화), 장백순(조각)의 작품을 릴레이 전시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 마지막 세 번째 전시의 주인공이 바로 장백순 작가다.
그는 돌, 금속, 나무, 마 등 다양한 소재로 작업을 해왔다.
‘장백순’을 대표하는 소재라고 할 수 있는 ‘마’는 지난 작품 ‘부유하는 삶’을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그는 어릴 적 할머니의 임종에 대한 기억을 통해 조형적으로 ‘마’라는 재료와 마주했다고 했다.
장 작가는 “당시 가족들이 입고 있었던 수의는 ‘죽음’에 대한 이미지이자, 생명의 탄생, 소멸, 윤회에 대한 영감으로 이어주는 매개체였다”며 “이를 통해 현존과 부재의 양립, 공수래공수거를 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마로 제작한 사물들은 조형적으로는 사물을 닮아있지만, 그 기능은 하지 못하는 실재의 허상이다.
또 작품의 소재와 더불어 가벼워진 사물들은 공중에 매달려 탈기능, 탈중력으로 다시 한 번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의 집대성을 보여준다. 마로 제작한 108개의 불상과 불두를 높이 10.9m의 거대한 화이트큐브에 매달아 놓아 얽혀진 마 사이로 스미는 빛과 그림자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생명의 짧음과 시간의 영원함, 개체의 한계와 우주 만물의 조화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청주 오창이 고향인 장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한남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고, 청주 뿐 아니라 중국 등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청주와 서울, 중국과 뉴욕을 오가며 수십 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200여회의 단체전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수상경력으로는 1989년 충북미술대전 특선으로 시작으로 한국 구상조각대전·서울 현대조각대전 입선, 대한민국 미술대전 연5회 입선, 동아미술대전 특선, 청주시 신인예술상, 현대충북예술상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중국우한미술관,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중국하얼빈조선민족예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김미나 기자 kmn@dyen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