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119신고 역할 분담

심폐소생술로 노인을 구한 천안 원마트 직원들(왼쪽부터 이승원‧한상이‧김순화‧손혁민‧곽성지씨)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마트에서 갑자기 쓰러진 노인을 심폐소생으로 구한 시민 영웅들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천안시 백석동 원마트에 근무하는 이승원(51)‧한상이(53)‧김순화‧손혁민(47)‧곽성지(25) 씨 5명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달 19일 오전 7시 56분께 마트에서 시장을 보고 나가던 70대 노인이 갑자기 ‘쿵’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팀장인 이승원씨는 직원들을 향해 ‘119!’라고 소리를 쳤고, 이 팀장의 목소리를 들은 직원 한상이씨는 119에 출동을 요청했다.

또 다른 직원 손혁민씨는 기도 확보를 위해 노인의 목을 받쳤고, 이 팀장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 장면을 목격한 내방손님과 직원 곽성지씨가 달려들어 노인의 신발을 벗기고 주물렀다.

신속한 응급처치 덕분인지 노인은 쓰러진 지 3분여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이 팀장은 “따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TV 등에서 봤던 장면을 그대로 따라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한 119대원은 “마트 직원들이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을 지켜 노인의 생명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달 29일 원마트 직원들에게 위대한 시민 표창패를 수여했다.

박 시장은 “남다른 애향심과 봉사 정신으로 쓰러진 시민을 발 빠른 응급조치로 구조한 선행 시민들이 고맙다”며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고 시정발전에 기여한 시민 슈퍼맨들이 더욱 빛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인데 표창까지 받게 돼 기쁘다”며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직원들이 다 함께 한 마음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해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노인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안정을 되찾았으나, 얼마 뒤 심정지가 다시와 결국 사망했다.

직원들은 “마트를 찾은 노인의 조카가 ‘마트 직원들 덕분에 병원에서 가족들이 임종을 지켜볼 수 있었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면서 노인의 사망소식을 안타까와 했다.

지난달 22일에도 쓰러진 30대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시민 영웅이 있었다. 이날 오후 6시께 KTX천안아산역에서 박완호(25‧호서대) 씨는 쓰러진 여성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을 진행해 골든타임을 확보했다.

박씨의 도움으로 위기의 순간을 넘긴 여성은 출동한 119구급대의 추가 조치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우울한 요즘, 이들의 용감한 행동은 우리 사회가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위안은 물론 추운 겨울 가슴 따뜻한 울림이 되고 있다. 천안 최재기 기자newsart70@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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