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식품과 치료제‧화장품 원료로 각광

조윤선 대표가 스마트농장 내 시험베드 앞에서 수경재배 방식으로 기른 병풀 모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최근 ‘병풀(centella asidtica)’이라는 식물이 화장품은 물론 의료용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활용되며 새로운 소득작물로 떠오르고 있다.

병풀은 산형과(Apiac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로 원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며 마디에서 뿌리가 내리는 포복성 식물이다.

국내에서는 ‘병을 치료하는 식물’로 알려지며 ‘병풀’로, 옛 문헌에는 호랑이가 상처가 나면 병풀에서 뒹굴어 병이 났다고 해 '호랑이 풀'로도 명칭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충주지역 한 여성기업인이 남편과 함께 16년째 병풀 재배 연구와 판로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며 ‘병풀 세계화’를 추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농업회사법인 ㈜병풀농원 조윤선(53‧사진) 대표.

조윤선 대표는 동갑내기 남편 김종광씨와 16년째 병풀 사업화와 세계화에 열정을 쏟고 있다.

조 대표는 전남대 식물생리학교실 황백 교수에게 우연히 병풀을 받아 미래 경쟁력 있는 특용작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 소량의 모종으로 재배를 시작했다.

조 대표는 “‘앉아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 업’보다 ‘경쟁력 있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업’으로 업종 방향을 틀어야만 가족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인생 변곡점을 잘 판단한 것도 좋은 대처 방법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조 대표는 현재 직동1농장과 대소리2농장 2400㎡ 면적에서 병풀을 재배하고 있다.

매년 전국적으로 재배 농가가 늘어 현재는 약 30여 농가 1만2000여㎡ 면적에서 키운 병풀을 수매, 각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병풀은 인력과 일조량, 온‧습도는 물론 폭과 잎자루 길이까지 섬세한 관찰이 대량 생산의 필수요건이다.

다년생으로 한번 심으면 꼼꼼한 관리가 필수적이고 많은 인력도 필요하지만, 조 대표는 재배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대량 생산의 첫걸음을 뗐다.

병해충 관리와 무농약, 고령화로 인한 인력 공급 부족, 스마트 온실 재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차근차근 헤쳐 나간 결과 마침내 안정적 생산 기반과 다양한 실험 실습 기자재를 갖추고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조 대표는 음식에 관심을 두고 병풀 즉석요리나물(특허 제10-2335936호)과 병풀차(특허 제10-2271319호), 병풀 장아찌(특허 제10-2288379호), 병풀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항아토피, 항산화, 항염증 활성을 갖는 조성물(특허 제10-2327601호) 등의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또 농촌진흥청 등 여러 기관에서 주관하는 요리공모전에 출품, 병풀식단으로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만코리아(인셀덤) ,아이쿱농산, ㈜두레 등에 병풀 생초와 건초 형태 식품과 화장품 원료로도 납품하고 있다.

특히 조 대표는 아프리카에서 주로 재배하는 병풀을 국내에서 대량 생산해 수출을 통한 ‘병풀의 세계화’ 행보를 지속 이어가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와 협업으로 지역농업특화 기술개발 시험연구과제를 수행한 결과 병풀 자경(自耕)을 위한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울러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출 뿐만 아니라 품종별 수확 시기와 빛의 양을 조절하는 보광 처리에 관한 기술도 시 농업기술센터 도움으로 연구 결과에 담아냈다.

‘병풀의 세계화’를 위한 첫걸음은 각 나라에서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모종 개발이었다.

식물이 각 나라를 원활하게 이동하려면 흙이 묻어 있는 상태로는 통관이 불가능하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모종 생산을 오직 물로만 재배하는 방식인 수경재배로 방향을 틀었다.

충주시와 농촌진흥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등 유관기관 지원에 힘입어 2019년 3개 품종 출원을 완료하고 올해 등록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흙이 묻지 않은 모종 생산 발상으로 ‘병풀 세계화’를 코앞에 두고 있어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조 대표는 병풀농장 인근에 추출물 시설과 다단계 식물농장, 체험시설, 스마트농장 등을 조성해 6차 산업 완성을 위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농장 시험베드 하우스에서는 철나노와 금나노, 은나노, 식용 유황이 함유된 양액에 흠뻑 젖은 병풀 모종이 온도와 빛을 적절히 공급해주는 특수 LED 전등을 이용해 다양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조 대표가 5년 전 실험적으로 도입한 시험베드는 병풀 뿌리에 흙이 묻지 않은 모종을 생산해 국내 각 농가 보급은 물론 전 세계 수출도 가능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 대표는 “병풀은 현재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상업적 생산을 통해 화장품 원료와 제약회사에 약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앞으로 병풀 재배는 사업성이 높은 농업 분야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근에는 병풀의 유효성분이 각 제약회사에서 피부 상처나 만성 궤양 등의 치료제 원료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대체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조윤선 대표는 “병풀은 먹는 제품과 의학용 치료제, 화장품 원료 등 효능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라며 “병해충에 강한 모종을 스마트농법으로 대량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국내 농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식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충주 윤규상 기자 yks062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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