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충북여성경제계 견인에 앞장
전업주부서 사업가변신… 부도위기 현관문업체 인수
신뢰·신용으로 2년만에 흑자전환… 연매출 60억원 달성
전국최초 현관도어 KS인증… 몽골이어 해외수출 다각화

양기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
양기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보통 여성기업인을 소개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수식어가 ‘섬세함’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이 섬세함만으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대다수 여성기업인들이 이미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추진력이나 결단력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도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앞으로 130여 회원사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성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충북여경경제계를 이끌며 여성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양기분(54·사진·㈜일진게이트,㈜일진하우징플랜 대표·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두릉유리로 48-4)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충북지회장.

청주출신으로 청주중앙여고와 우송정보대를 졸업한 양 지회장은 현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사, 충북여성정책포럼운영위원, 옥산산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세청장·중기중앙회장·충북중기청장으로부터 우수·모범중소기업인 표창을 수상했다.

‘여성기업의 성공을 돕는 비즈니스파트너’라는 비전아래 1999년 설립된 여경협 충북지회는 충북지역 여성창업 촉진과 기업 활동 지원·육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로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비롯해 네트워킹,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사업, 회원기업 애로사항 발굴, 정책 건의 등 여성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 올해 신설된 온라인 무료 회원제도는 여성기업정책과 정부지원사업 정보 등을 제공해 정보력이 약한 여성기업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양 지회장은 기업운영과 거리가 먼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남편이 운영하는 창호업체 일을 도우면서 자연스레 사업에 눈을 뜨게 됐고, 재정문제로 부도위기를 맞은 단열현관도어제조업체인 ㈜일진게이트를 2009년 과감하게 인수하면서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적자운영을 면치 못했던 ㈜일진게이트의 인수는 대단한 모험일 수밖에 없었기에 주변의 반대도 심했다. 그러나 장인정신이 깃든 직원들의 높은 기술력을 알아본 양 지회장의 믿음은 확고했다. 특유의 친화력과 솔직함, 사람을 중시했던 양 지회장은 결국 실직 위기에 놓였던 7명의 직원들을 가족처럼 품었고, 두터운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 했다. 그 결과 적자에 허덕이던 ㈜일진게이트는 2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고, 연매출 30억원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2011년 완성창 전문업체 ㈜일진하우징플랜을 추가로 설립, LX지인창호와 현관·대문을 제조하면서 연매출 60억원, 직원 수 28명으로 급성장했다.

점차 사업이 확장되면서 경기도 광주를 거쳐 지금의 오창 3산단으로 2019년 11월 신축 이전했고, 직원들에겐 풀옵션 기숙사를 제공했다.

현재 양 회장이 생산·시공하는 친환경 시스템창호는 한국에너지공단의 효율관리기자재 확인, 열관류율, 기밀성에 대한 성능시험으로 입증된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으로 품질경쟁력에서 현대 L&C, 이건창호 등 국내 대기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 한국표준협회로부터 알루미늄 현관도어에 대한 KS인증을 전국최초로 획득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2017년부터 매년 이뤄지고 있는 몽골수출에 이어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도 모색하고 있다.

“결국 모든 일은 다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직원들의 값진 땀방울 덕분이지요. 항상 저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회사가 가고자 하는 길에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동행해준 직원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앞으로 직원들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대기업에 버금가는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가족으로 남편 강희석(58·청주일진게이트 대표)씨와 수지(31·KT&G 회계사), 남규(30·삼성전자연구소 연구원) 남매가 있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yoha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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