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율량사천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

김선주 율량사천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

[동양일보]올해 1월 18년의 공직생활을 하고, 드디어 율량사천동 맞춤형복지팀장으로 보직을 받았다. 처음으로 맡게 된 복지업무에 낯설어 할 겨를도 없이 후원 일정이 나를 반겼다. 율량사천동이 참 살기 좋은 곳으로 느껴졌고, 무엇보다도 내 사랑스런 팀원들이 생겨 아주 좋았다. 가슴 따뜻한 분들이 많아 오자마자 기탁식과 협약식이 줄을 이었다. 대신의원의 1톤 쌀기탁을 시작으로 ㈜삼삼유통의 김세트 100박스부터 설명절전 일주일을 매일 떡국떡 나눔과 식료품전달로 보냈다.

2월에도 청주중앙로타리클럽의 700만원 상당 무료 독감백신 지원, 청주생활용품유통사업협동조합과 휴먼케어와의 삼자협약을 통한 매주 10가구 죽 지원, 새빛LED조명 300만원 상당 15가구 후원 협약, 도담약국 자가진단키트 지원, 참숯마장동뒷고기 저소득아동 외식지원사업 협약 등 나눔의 마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던 중 선거 준비로 부산하던 지난 7일 일이다. 이 날은 월요일이어서 대기표도 400~500번을 찍을정도로 민원인이 많았다. 정신 없이 근무하던 중 오후 3시께 한 중년의 남성분이 들어왔다. 조용히 들어온 그는 우편봉투를 하나 내밀면서 ‘어려운 조손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라고 짧게 말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두둑한 봉투를 보며 얼마가 들어있는지 묻자 ‘135만원입니다’라고 답한 그는 말없이 발길을 돌렷다. 가시려는 분을 붙잡고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셨는지 묻자 ‘집에 있던 물품을 중고로 팔았고 두자녀의 저금통을 열었다’고 하셨다. 사진을 남기고 싶어 의사를 여쭤보자, 사진촬영은 극구 사양하고 겨우 기부금영수증발행을 위해 성함이 필요함을 설명한 후 최소의 정보만 메모했다.

각자 내 눈앞의 작은 이익에 목숨 걸고 달려들어 서로 싸우고, 편 가르기 바쁜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큰 울림을 줬다. 아이들 학교에서 해외아동후원금 관련 팸플릿이 오면 일시 후원하는 것이 다였던 나에게 평범한 한 중년의 나눔은 내 좁은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꿔주었다.

선거사무로, 기증자 사진이 없다고 미룰 일이 아닌데 다시 한 번 게으른 자신을 반성해본다. 율량사천동에서 복지업무를 보면서 참 가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작은 우편봉투에 ‘세상 어떤 가르침보다 큰 가르침을 담아 두 자녀와 함께 135만원’을 기부한 이 사연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아직 따뜻하고 좋은 세상임을 아시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율량사천동에서는 1주민 1情 나눔 CMS를 통하여 월 2천원이면 청소년·아동 교육지원, 현물지원, 생활지원, 사례별 맞춤지원 등 6개분야 14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글을 보신 많은 분들이 나누는 즐거움을 느끼고 함께 사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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