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팅박피·명도저하 등 규격미달·망실·훼손 상태로 장기간 방치
농촌으로 갈수록 지주꺾임·주저앉음·거울긁힘·각도불량도 많아
T자·십자 교차로 등 사각지대 운전자 시야 막아 교통사고 위험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국제 안전도시’ 공주시가 인증 3년차를 맞아 각종 지수향상 노력을 하는 가운데 도로 곳곳의 불량 '반사경'이 도시 명성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불량·망실을 뻔히 바라보면서도 수년째 그대로 방치하는 교통과 공무원들의 ‘남의 일 업무태도’가 심각하다.
반사경은 운전자의 시야가 불량한 곡선·꺾임 도로나 건물에 가려 좌우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간에 설치하는 원형 또는 사각형 거울이다. 주로 T자·십자형 교차로에 설치돼 자동차의 충돌 예방과 보행자의 안전을 보호한다.
4일 동양일보 취재 결과 공주시 전역 곳곳에서 불량 반사경이 상당수 확인됐다.
중학동 세무서 앞, 월송동 인근, 정안면 운궁리 대로변 등에서 확인된 것만 해도 거울면의 재질 자체가 불량해 명도(明度)가 급격히 떨어지고 사물의 식별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거울이 혼탁해져 제구실을 못하는데도 수년째 내버려 둔 것들이다.
반사경의 거울면 재질은 메타크릴 수지, 스테인레스 스틸, 유리 등으로 이뤄진 제품을 쓰고, 주로 구멍 균열 부풀림 변색 박리 온도 등에서 합격점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폴리카보네이트(PC)로 제작된 저가 중국산은 자외선에 의해 광분해 자극을 받아 명도가 떨어져 쉽게 혼탁해진다.
이밖에 부식, 훼손, 찌그러짐 등은 물론 코팅제의 박피와 거울면의 긁힘·파손 반사경도 많다. 기둥이 틀어져 거울이 엉뚱한 곳을 바라보기도 한다.
공주시내 16개 읍·면·동에는 각 지역별로 100~150여개씩 약 2000여개 안팎의 반사경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농촌으로 갈수록 관리를 안해 쇠기둥이 녹슬어 흉물스럽거나, 차량의 충돌로 인한 꺾임, 주저앉음, 바닥 쳐다보기 등의 반사경이 많이 눈에 띈다.
설치 높이의 경우 1.8~2.5m의 범위를 준거로 하는데 너무 낮게 설치돼 흙탕물과 먼지로 범벅이 된 것도 있다.
곡률반경이 규격에 미달할 경우도 안전상 문제를 부른다.
곡률반경은 수평면을 기준으로 거울면의 볼록한 정도를 표시하는데 규격은 Ø와 R로 나타낸다. 현재 국토부 규정은 Ø600×R2200, Ø800×R3000, Ø1000×R3600으로 돼있다.
해당 값이 클수록 커브가 완만하지만 불량 제품은 거울면이 지나치게 볼록하고 커브의 경사도가 높아 물체의 영상이 작아지면서 그만큼 위험도를 높인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