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렬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종렬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교육장

[동양일보] 공무원이 교육행정기관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함께 영광스런 일이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나면 그 자리에 부여된 책임과 부담 또한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지난 3월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해 현황을 살펴보니 타 시‧군보다 큰 규모의 괴산군과 증평군 2개의 행정구역에 초ㆍ중ㆍ고를 합쳐 53개의 학교, 6270명의 학생 그리고 1147명의 교직원과 77명의 교육지원청 직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교육활동을 펼쳐나가야 하는 상황임을 깨닫고 새삼 부담스러웠다.

평상시 나의 신념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하다 보면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가 어느 순간 그 진심을 알아줄 거라는 것, 결국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 일이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장이라는 직위 역시 그래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부임하는 첫인사부터 직원들에게 즐겁게 편안하게 소통하면서 근무하자고 말을 건네곤 하였다.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 우리 직원들은 정말로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지 교육장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교육장 문을 항상 개방해 놓고 있는데도 들어와서 차 한잔 달라는 직원이 적으니 아직은 나를 어렵게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교육장이 되어야겠다고 나름 기준을 정하고자 한다. 우리 지원청 직원들에게는 생일 축하하기, 점심시간 산책 동행하기, 지역문화 체험하기, 신규직원 100일 축하하기, 신규 교육전문직 1달 축하하기 등과 같은 소소한 소통을 즐겁게 이어가서 서로 서먹한 마음을 넘어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한걸음씩 다가가려고 한다.

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과의 소통은 괴산군과 증평군 2개 지역 특성에 맞춰 노력하려고 한다. 괴산은 노인인구가 많다 보니 겸손하게 예의를 갖춰야겠고 원로분들과 자주 소통의 기회를 갖도록 하고, 증평은 평균연령이 46세로 매우 젊은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많기에 그에 맞는 교육활동을 즐겁게 하도록 자율성을 주고 격려해 주고자 한다.

학교는 학생과 교직원, 여러 직렬의 사람들이 모여 화합과 협력으로 목표를 향해 가는 곳인데 안전한 교육환경 속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겠다.

지금은 통신기술이 5G 시대를 지나 6G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발전된 통신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호모커뮤니쿠스라고 한다. 나는 베이비붐 세대인 60년대생인데 나날이 발전하는 통신 기술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분명히 있음을 안다. 하지만 한 발짝 한 발짝 내가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요즘같이 벚꽃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때에 동진천과 보광천 산책로를 함께 걷고 향긋한 커피 한잔을 즐기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한다면 그것이 즐거운 소통의 시작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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