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 뛰어넘는 과학수사관 목표”
2021년 4분기 전국 과학수사관 1위, 3분기엔 전국 2위

 

박준규 경사(37,충북도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광역 2팀)가 베스트 과학수사관 선정패를 들고 있는 모습.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팀 내부에서 좋은 화합이 현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한 것 같다. 유재왕 팀장님도 현장에서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업무분장을 해주고, 현장 팀원들도 서로 배려하고 궂은일을 도맡아해 제가 전국 1위로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4분기 전국 과학수사관 1위에 선정된 박준규(37) 경사의 수상 소감이다. 충북 청주 출신인 그는 2011년 12월 경기남부청에 순경공채로 경찰에 입문, 경무과, 수사과를 거쳐 2016년부터 6년 동안 과학수사 업무를 맡아왔다. 그가 과학수사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수사과 근무 시절 변사사건을 접하면서다.

“변사사건을 처음 접했어요. 사망 원인에 대해서 범죄 혐의점 유무를 밝히기 위해 신체 외표 상에 나타나는 특징을 찾고, 부검을 통해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힘을 합쳐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것에 많은 흥미를 느끼면서 과학수사 업무에 관심이 시작됐죠.”

그는 지난해에만 여러 현장에서 활약해 사건 발생 당일 피의자를 특정한 것이 12건이나 된다. 특히 청주시 전역에서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현금을 훔친 사건에서 사건 발생 당일 피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거나,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과 명품 운동화 등을 훔친 전과 27범의 피의자의 신원을 특정,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피해자들을 속일 때 사용하는 공공기관·금융기관 명의의 위조서류에서 지문을 채취해 사칭 조직원, 인출책 등의 신원을 특정한 공을 인정받아 결국 전국 1위 과학수사관으로 선발되는 쾌거를 이뤘다.

박 경사가 과학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고가의 장비를 동원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현장에서 증거물을 찾아내려고 노력해도 증거물이 나오지 않을 때가 안타깝다고 한다.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다고 하더라도 유전자 시료 안에 세포가 존재하지 않거나, 증거물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든 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박 경사는 “저희가 모든 상황에서 활약한다기보다는 경찰이라는 조직 자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관계에요. 특히 외국인 변사사건의 경우 신원 특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탐문수사로 넘어 가야해요. 과학수사관은 이 과정에서 경찰력의 낭비를 최소화 하는 중간다리라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과학수사관은 모든 현장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한다. 이 중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건은 변사사건이다. 다른 사건들을 허투루 본다는 표현이 아니라 혹시 모를 가능성 때문이라고. 망자의 사인은 병사·고독사·자연사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만에 하나 범죄 연루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과학수사관은 강력 사건에만 동원되는 것은 아니에요. 단순 절도 사건이나 무전취식 사건에서도 저희가 활약하는데, 일부 시민분들이 저희가 출동하게 되면 미안해하시는데 저희는 여러분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본연의 업무입니다”

박 경사는 과학수사관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전·현직 과학수사관들이 사비를 들여가며 해외에서 수사 기법을 배워오고, 계속된 연구, 장비개발 등을 통해 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선배들의 발자취를 쫒기보다 뛰어 넘는 것을 목표로 대학원 진학도 할 계획이다.

“범죄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오토바이 날치기 조심’이라는 포스터보다는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가 훨씬 익숙하게 변했어요. 언론에 보도되는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들을 접하면서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의 확신을 경계하고 자만에 빠지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피해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과학수사 기법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을겁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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