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체험, 단군제 등 볼거리 풍성
은적산 정상서 보는 일출‧몰도 예술

최은철 이장이 연 자생지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마을이 활모양을 닮아 궁(弓)현리라고 붙었다고 해요. 또 다른 이야기로는 삼국시대 백제 땅이었는데, 당시 마을을 지키는 장수로 진 장군이 있었대요. 그런데 고구려가 침공을 해 패색이 짙어지자 진 장군은 활을 꺾고 홀연히 잠적했고, 그래서 활을 꺾은 마을이라 궁현리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최은철 이장이 과거 마을 앨범을 보며 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최은철 이장이 과거 마을 앨범을 보며 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최은철(69‧궁현2리) 이장의 설명이다. 110세대, 27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은 20~30세대만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나머지 주민들은 조용한 전원생활을 원하는 각계각층의 낙향 인사들로 구성됐다. 과거 안동 김씨가 처음 이 곳에 터를 잡으면서 가장 큰 마을로 된 큰골, 도자기 원료인 백토가 많이 출토돼 형성된 분터골, 부량 등 자연부락 여러 곳이 합쳐져 현재 궁현리를 이뤘다. 마을 특산품은 연잎이 첨가된 식료품 등이다. 마을 영농조합법인인 청원연꽃마을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궁현리는 다채로운 전통 체험을 할 수 있고, 연(蓮) 자생지가 있어 연꽃 마을이라는 이명으로도 불린다.

은적산 정상에 모셔진 단군 사당.
은적산 정상에 모셔진 단군 사당.

 

“마을 뒷산인 은적산에서 바라보는 일출‧일몰은 장관이에요. 또 산 정상에 단군성전이 있어 청주향교, 문의향교 등으로 구성된 단군봉찬회에서 매년 음력 3월 15일, 개천절에 단군제를 지냅니다. 또 마을에 있는 연못에는 매년 6월말~7월 연꽃이 흐드러지게 펴 볼거리도 풍성해요. 연꽃마을이라는 이명이 붙은 만큼 연잎을 활용한 각종 체험도 할 수 있고, 여러 차례 방송에도 소개 됐었어요”

은적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궁현2구 마을 풍경.
은적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궁현2구 마을 풍경.

 

궁현리는 소규모 마을이었지만, 2005년 농협 충북본부에서 팜스테이 마을 지정, 2011년(구 청원군) 강내 문화마을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지만 올해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코로나19 이전에는 서울 온곡초, 서울 강서초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아이들이 각종 전통 체험을 하기도 했다. 마을은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방문객들을 위해 방앗간체험, 황토방, 인절미 떡메 치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수익은 모두 마을 발전을 위해 투입된다고 한다.

 

농촌마을답게 넉넉한 인심도 궁현리의 자랑거리다. 매년 1월 1일이면 은적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려는 방문객들이 많은데, 일출을 본 방문객들을 위해 떡국을 나누기도 했다. 새해 첫 날 일출을 보러 온 관람객이 많았을 때 2000명을 넘기도 했다고.

자연 환경이 깨끗하고, 인심도 좋은 마을이지만 교통편이 불편해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고 한다.

 

최 이장은 “마을 공영버스는 하루 2번 운행하고, 일반 버스의 경우 배차 간격이 1시간 20분이나 됩니다. 그렇다고 마을 내부까지 버스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큰 길에서 정차해 5~10분 정도 걸어야 해요. 차가 있거나 젊은 사람이면 괜찮지만,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아무래도 좀 힘들죠. 이 부분만 지자체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살기 좋은 마을이 되겠죠.”

그러면서 “마을 주변에 공장이 2곳이 들어왔는데, 다행히 환경오염이 심한 공장은 아니에요. 청정마을인 만큼 마을 환경을 잘 보전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더 이상은 공장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꽃길 조성, 마을 환경 정비를 통해 아름당운 환경을 후손들에게 잘 물려주는 것이 마을의 목표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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