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이종민 충북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동양일보]2021년 가을부터 시작된 소나무재선충병 예방·방제작업이 지난 4월 매개충(북방수염하늘소) 발생주의보가 발령돼 추가 피해목에 대한 보완작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방제기간(2021.10월~2022.4월)동안 제천 등에서 발생한 피해목 61본과 주변 피해 우려목에 대한 방제를 완료했으며 주요 선단지에 위치한 소나무류에 대해 예방사업(322ha)도 실시했다.

소나무재선충은 1㎜내외의 식물에 기생하는 실모양의 선충으로 스스로는 이동할 수 없어 매개충에 의지해 이동하게 되는데 매개충이 월동하는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는 침입한 소나무류에 머물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방제작업을 한다. 충북도와 각 시군은 물론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을 포함한 방제 협업기관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산림청 헬기를 이용한 항공예찰 결과에 의한 지상 정밀예찰과 방제시스템이 현지여건에 적합한 전략적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매개충인 북방수염(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류를 갉아 먹을 때 침입하여 가도관을 막아 나뭇잎이 우산살 모양으로 처지는 증상을 보인다. 수개월에서 1~2년 내 고사한다. 북미 원산지로 1905년 일본 나가사끼현에서 최초 발견됐고, 한국, 중국, 포르투갈 등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부산, 경남지역을 거쳐 경북, 전라, 충청지역 등으로 확산돼 2021년 말 기준 135개 시군에서 피해가 발생됐다. 충북도는 2009년 옥천에서 최초 발생해‘2021년 12월까지 청주, 충주, 제천, 옥천, 영동, 진천, 단양 7개 시군으로 확산됐다.

재선충병을 방지하기 위해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피해목과 우려목은 벌채 후 파쇄, 훈증 등을 통해 방제하고, 피해목 주변 및 선단지 등에 예방사업(나무주사)을 추진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을 한 번에 없앨 수는 없다. 방제전략을 세우고, 끊임없는 예찰과 철저한 예방·방제만이 발생범위를 좁히고, 발생본수를 줄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충북도는 항공·지상정밀 예찰을 통한 피해목의 신속한 발견과 QR코드 고사목 이력관리 시스템으로 피해목 누락 방지, 피해목에 대한 정확한 방제, 예방사업을 통해 피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제천, 단양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1년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발생량의 경우 전국 대비 0.02% 정도로 매우 경미한 수준이며 2년 이상 발생되지 않은 옥천군은 청정지역이 됐다.

소나무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에 선정될 정도로 사랑을 받아온 나무다. 애국가에도 남산 위의 푸르른 소나무는 겨레의 기상을 상징하고 있다. 예부터 조상들이 소나무를 즐겨 심고 가꾸어 왔음이 분명하다. 소설가 김주영은“과거 한국인은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고, 생솔가지를 꽂은 금줄이 쳐진 집에서 지상의 첫날을 맞고, 사는 동안 소나무로 만든 가구나 도구를 사용하다가 죽을 때도 소나무관에 들어갔을 정도다”라고 했으니 주변에 가장 흔하고 친숙했던 나무가 소나무인 것이다.

하지만, 이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기관의 노력에 도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더해야 한다. 주변에서 감염이 의심되는 나무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는 마음과 소나무류 이동 시에는 법에서 정한 기준을 잘 지켜주는 행동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충북도는 재선충병 청정지역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해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