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후보와 초접전 끝에 과반 득표로 당선
산업용지 500만평+α 조성, 도시철도 3~5호선 동시 추진 등 공약
유능 공직자 최우선 배치...능력위주의 '탕평인사'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6.1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혀온 대전에서 현 시장인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를 상대로 신승한 국민의힘 이장우(57.사진) 대전시장 당선인.

이 당선인은 “40면 넘게 대전에서 살면서 희망과 꿈이 생동하는 대전을 가꾸고 싶었다”며 “대전만의 독창적인 활로를 찾아 문화와 경제의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초일류도시 대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충청권에서도 대전시장 선거는 가장 치열했다. 방송 3사 출구 조사에서도 0.8% 차이에 불과했다. 개표 과정 내내 1~2%포인트 초접전을 벌이다가 2일 새벽 4시께 이 당선인이 표 차이를 벌리면서 최종 승기를 거머쥐었다.

마지막까지 차분히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이 당선인은 “응원해주신 모든 시민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특히 대전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며 “앞으로 시정을 하면서 대전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청양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당선인은 공동 우물을 쓰던 시골 마을 출신의 이른바 ‘흙수저’다. 고교 시절 대전으로 유학 와 중구 부사동 산1번지 보문산 자락에서 6만원짜리 월세방에서 홀로 자취생활을 하며 대전고를 졸업했다. 대전대 행정학과에 입학해1987년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민주 항쟁의 선봉에 서서 대한민국 격변기를 거쳤다.

육군 병장 만기 전역 후 대학 은사들의 추천으로 이양희 국회의원(15.16대) 비서관과 보좌관을 역임하며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원내총무, 대변인 등을 보좌하며 3김 정치로 대변되는 중앙정치를 현장에서 경험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만 41세의 나이에 대전 최연소 민선 4기 동구청장으로 선출됐다. 재선에는 실패했지만 2년 뒤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국회에 등원했다. 이어 4년 뒤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도 주민들의 부름을 또다시 받게 됐다.

국회의원 시절 ‘국궁진력(鞠躬盡力)’을 좌우명으로 삼았는데, 대한민국 국민과 나라와 지역 발전을 위한 그의 염원이 담긴 문구다.

그는 동구청장과 국회의원 재직 시절 그 누구도 엄두 내지 못한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들과 숙원사업들을 잇따라 해결하고, 역대급 국비 확보 기여 등으로 ‘예산통’, ‘해결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초선 국회의원 시절 1년 6개월간 끊임없는 노력 끝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홍도육교 지하화 사업은 대전 발전사에 한 획을 그은 역작 중 역작으로 평가된다.

이 당선인은 영.호남 패권주의가 지배적인 중앙정치무대에서 대전 시민과 충청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력하는 대표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때로는 너무 강한 톤의 발언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나 따가운 눈총도 없지 않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오롯이 대전 시민, 충청 도민의 행복과 지역 발전을 위한 진심으로 여기고 있다.

이제 그는 중앙정치와 '적정 거리'를 유지한 채 시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도시철도 3∼5호선 동시 추진 △방위사업청 유치와 국방.우주 관련 핵심산업 육성 △자본금 10조 규모의 기업금융중심 지역은행 설립 등을 주요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당선인은 “대전시의 굵직굵직한 현안을 통 크게 해결해 나가겠다”며 "선거 때 약속드린 것처럼, 대전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단지 500만 평을 확보해 대전을 경제 도시로 바꾸겠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께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우리 지역에서도 대통령 공약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향후 시정 운영에 대해 “일반 행정은 부시장에게 맡기고, 저는 지역을 일으키기 위한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면서도 “유능한 공직자들을 최우선 배치해 일할 수 있는 공직자상을 만들겠다"고 말해 능력위주의 인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말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드리고, 열심히 일하다 실수하는 것은 시장이 책임지는 시를 만들겠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민을 위해 일하는 시장으로 남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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