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동양일보] 젊은 날의 외모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인류의 꿈이지만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생리적 현상이다. 미백, 주름개선, 보톡스 얼굴성형, 지방이식 주름개선,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은 가장 보편화 된 바이오기술이다. 바이오기술은 사고로 인한 신체 손상시 외모의 회복이나 인체기능 증강에도 적용된다.

최근 21세기형 연금술이라는 3D프린팅 기술이 다각도로 적용되고 있다. 얼굴 반쪽이 없는 환자에 자신에 맞는 얼굴을 3D프린트로 출력해 복구했다. 선천적 작은 귀를 갖는 여성이 자신의 세포로 3D프린트로 만든 귀를 이식받아 정상 귀를 갖게 됐다. 숨이 찬 80대 노인이 3D프린트로 만든 인공폐를 이식받아 건강하게 생활 중이다. 오르가노이드 생체묘사기술과 줄기세포와 3D프린팅 기술을 융합해 미니장기를 개발하고 사람의 뇌를 백업하고 사망한 사람의 의식을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방법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을 결합한 다학제적 연구가 착용형 로봇·의수·의족, 첨단재활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영화 알리타에 나오는 26세기 소녀처럼 팔, 다리, 몸통 없이 머리만 성한 모습으로 발견된 소녀가 미래공학자의 도움으로 강력한 인공심장과 로봇팔, 다리 이식 후 인간보다 뛰어난 사이보그 소녀가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이 영화처럼 언젠가는 하반신마비, 파킨슨병과 치매와 같은 뇌·신경질환도 치료될 것이다. 인간의 수명은 150살까지 연장되고 냉동인간들이 50년 안에 부활하며 2045년경에는 죽음이라는 개념도 사라질 것이라는 과학자도 있다.

공여장기의 부족에 따라 위급환자에 사람과 해부·생리학적으로 유사한 돼지의 콩팥, 심장 등의 장기를 이종장기로 대체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유전자조작 돼지 심장을 말기 심부전 환자에 이식술이 세계 최초 성공했다. 비록 2개월 만에 환자는 사망했지만 면역거부반응 없이 2개월이나 생존한 것은 획기적인 진보였다. 1967년 세계 최초 심장이식 환자는 18일 생존했지만 최근 심장이식 성공률이 90% 이상 수술 후 5년 이상 생존율이 80%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돼지의 심장이식도 머지않아 성공하리라 기대된다.

최고의 성형기술은 안면이식술이다. 안면이식 환자의 대부분은 사고나 안면 종양으로 얼굴을 잃은 환자들이었다. 2005년 세계 최초 안면이식 여성 환자는 개에 안면을 물려 코와 입 주위가 손상돼 뇌사환자의 안면을 부분이식햇으나 면역거부반응으로 12년 만에 사망했다. 2008년 세계 최초 안면전체이식, 2021년 전신 80% 화상환자에 얼굴과 양손의 동시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비윤리적이고 엽기적이지만 최고 의료기술은 현대판 프랑켄슈타인 머리이식술이다. 과학자들은 개의 머리를 다른 개의 목 밑 부분에 접합하거나 두 마리 원숭이의 머리를 맞바꿨으나 결국 면역거부반응에 의한 사망으로 실패했다. 2014년 머리이식 한 쥐 80마리 중 18마리가 3시간 이상 생존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뇌사자의 몸에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의 머리를 이식하는 머리이식술이 논의됐으나 살아있는 뇌사자의 머리를 자르는 것은 살인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1925년 엽기적 공상 소설 ‘도웰 교수의 머리’라는 내용이 언제가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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