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응 증평문화원장

김장응 원장

[동양일보]사람에게는 누구나 생일이 있다. 세상에 태어난 날을 기념해서 태어난 그날이 오면 잔치 또는 선물 등을 나누어 주며 ‘귀 빠진 날’이라며 생일을 축하해 준다. 출생 100일이면 백일잔치, 1년이 되면 돌잔치로 축하해 주고 환갑, 칠순, 산수, 미수 등으로 나이에 따라 가족들과 친척, 친지들이 모여 축하한다.

옛날에는 평균 수명이 60세를 넘기기가 어려워 환갑잔치를 크게 벌였는데 지금은 보통 팔, 구십을 사니까 환갑잔치는 거의 없어지지 않았나 싶다.

내가 태어난 날은 정확히 1946년 9월 3일 음력으로는 8월 초여드레 8월 8일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거의 음력으로 호적에 올리거나 한 두해 늦게 호적에 올려 나이가 한두 살 줄어든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께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 그랬는지 제 날짜에 호적에 올렸다. 그것도 그당시 공무원으로 신식아버지라 양력으로 호적에 올린 것이다.

‘4 6 0 9 0 3’내 주민등록번호의 앞자리 숫자이다. 46년 9월 3일이 생년월일인 바람에 공무원 생활을 6개월 더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관청이나 학교, 회사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직원이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를 정년(停年)이라고 한다. 일반 행정직은 1년에 두 차례 6월 말, 12월 말에 정년퇴임이 있다. 교육공무원은 학생들의 학기제 때문에 8월 말과 이듬해 2월 말까지의 두차례 퇴임이 있다. 생년월일에 의해서 퇴임일자가 결정된다. 교육공무원의 경우 정년 62세가 되는 해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가 생일인 경우는 8월 말로 퇴임을 하고 9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가 생일인 경우는 이듬해 2월말 퇴임을 하게 되어 있어 공교롭게도 만 62세 정년이 2008년도였는데 생일이 9월 3일이어서 사흘상관에 그 이듬해인 2009년 2월 말일자로 퇴임을 해서 6개월을 더 근무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께서 아들이 교육공무원을 미리 할 줄 알고 양력으로 호적을 올린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음력 생일인 8월 8일로 호적을 올렸더라면 2008년 8월 말로 퇴임을 했을 것이다.

2009년 2월말 퇴임은 생일이 제일 빨라서인지 당시 충북도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서 교장 대표로 제일 먼저 황조근정훈장을 수여받는 영광을 안았다. 도내 일간지에서도 김장응 교장외 156명이 정년퇴임식을 갖었다고 대서특필했다.

또 하나는 양력과 음력이 날짜 차이가 한 두달 나는게 보통이어서 양력 9월 3일과 음력 8월 8일이 어떤 해는 한 달이상 차이가 난다. 음력 8월 8일이 양력 10월 초에 닿는 때도 있어 카톡에는 양력 9월 3일에 생일축하 메시지가 뜬다. 실제 생일은 평생을 음력으로 생일을 치러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생일을 맞이한 것이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2022년도는 집의 나이로 77세가 되어 흔히 말하는 희수(喜壽)가 된다. 2022년 9월 3일이 음력으로 8월 8일이어서 내가 태어난 날인 1946년 양력 9월 3일과 음력 8월 8일이 한날인 것 같이 2022년도도 일치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태어날 때의 양력과 음력생일이 일치하는 날이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2022년은 정말 행운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옛날 초등학교 교사시절에 이웃 반 여선생님이 자기 반 아이들이 선생님 생일이라고 저녁에 선생님 댁에 옹기종기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작은 손편지로 선생님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한 적이 있는데 어언 4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넘어 이제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도 생일 타령이냐고 짓궂은 웃음을 지으실 분도 계시겠지만 생년월일 때문에 생기는 아기자기한 행운에 다시한번 감동을 해 본다.

인생 여정 많은 삶을 보위하면서 그래도 앞으로 남은 인생 보람있게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오래오래 살 것을 다짐하면서 2022년 희수를 맞는 올 생일은 뜻깊게 보내고 싶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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