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공주뿐 아니라 충남도 연극 예술문화까지 두루 키워
고마나루연극제 19년째 이끌며 지역 자존심 우뚝
지자체가 지역인재 육성에 힘 쏟기 바라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현 충남예총회장과 한국예총 부회장은 물론,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전국체전 총감독에 공주시 백제문화제 프로그램인 ‘웅진판타지아’ 연출까지...
연극과 문화예술 분야 스펙으로 지역사회에서 이정도면 ‘난 인물’이다.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그는 일반 연극인들보다 조금 늦게 연극을 시작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난 1991년도 당시 공주에 극단 ‘함성’이라는 연극단체의 연습 장면을 우연히 봤던게 평생의 업이 됐다.
그가 충남연극협회장일 때 21회 대한민국연극제를 개최했고, 충남연극 최초로 금상(행정자치부 장관상)을 받았던 2003년도는 공주연극과 충남연극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된 시점으로 기록될 정도다.
연극의 불모지였던 공주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 사실상 공주연극의 꽃을 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극을 하면서 영광과 보람도 많았다.
2003년 대한민국연극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난 뒤 중부권 유일의 연극축제인 고마나루연극제를 지역소도시인 공주에서 개최해 19년째 이어오고 있는게 가장 큰 자랑이다.
그동안 예산확보의 불투명으로 존폐의 위기도 겪어봤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속에서도 치러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전국의 연극인들과 공주시민의 도움으로 모두 극복해 냈다.
특히 2019년 충남예총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에 도전했을 때 흔쾌히 그 자리에 올려놓아 준 충남의 모든 예술인들과 공주시민들의 성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당시 소도시 출신 인물이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에 당선된 것은 수도권 중심의 연극생태계를 조금이나마 바꾼 사례라고 생각돼 의미가 더욱 컸다.
연극 분야에서도 문화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의 싹을 틔웠다는 자부심을 갖는 계기였다.
오 이사장은 “모교인 영명고등학교에서는 학교에 있는 역사박물관에 영명을 빛낸 인물로 선정해주셨다”며 “그 영광을 모교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항상 가슴 깊이 새기며 살고있다”고 웃었다.
공주는 백제사다. 이걸 빼고는 설명이 안된다. 오 이사장은 백제문화에 연극 예술 뮤지컬 등을 접목해 다양한 해석과 시도를 하고 싶다.
그는 “거의 10년간 공주시는 백제문화제 대표프로그램으로 뮤지컬 웅진판타지아를 제작 지원 해 왔지만 공모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외부기획사가 수행하는 구조가 돼버렸다”며 “이 때문에 공주에는 인적, 물적, 컨텐츠가 성장할 기회를 잃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아쉬워 한다.
그러면서 “지역의 예술인들이 조금 부족해도 기회를 주고 인재를 키웠더라면 지금쯤 내로라 할만한 멋진 작품하나는 남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행정기관에 바라는 것은 무척 현실적이다.
오 이사장은 “예술과 행정은 긴밀한 관계이면서도 상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며 “연극 때문에 국내 곳곳은 물론 세계 각처도 많이 다녀봤는데 그 경험을 통해 보면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항상 절감한다”고 말했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게 문화예술에 대한 행정기관의 기본 정책이어야 하고,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 점에도 이론의 여지를 달지 않는다.
국내 모든 행정기관이 자기 지역내 문화예술 발전 정책을 펼침에 있어 이 캐치프레이즈를 항상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직도 ‘연극 배고픈’ 그에게는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도 많다.
오 이사장은 “내년에 성년이 되는 20회 고마나루연극제를 ‘국제 연극제’로 개최해 공주와 대한민국의 연극발전을 위한 시금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게 눈앞의 목표다.
그리고 “충남 연극인들의 염원인 도립극단 설립과 도립미술관 및 예술의 전당 설립에 충남예술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충청남도 산하 출연기관중 문화, 예술, 관광, 산업기관들의 통폐합 논의에도 충남예술인들과 한목소리를 낼 각오다.
특히 연극 등 종합예술 문화장르에 관해 정책을 입안하고 제도를 직접 만드는 ‘역할의 수행자’에 한번 도전해 보고자 하는 꿈도 있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