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충북과학기술혁신원장
[동양일보] AI는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기반 기술로서 미래 국가ᆞ지자체의 성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다. 미중 패권전쟁의 핵심인 AI는 중국이 2017년 7월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통해 203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AI 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AI굴기’를 실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세계적인 경쟁이 본격화됐다. 초강대국들은 AI 전분야를 주도하기 위해 매년 수 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고, 강소국 들은 AI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자국 강점 산업 융합 AI 분야를 집중육성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AI를 도시 국가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물류∙통관∙교육∙의료∙도시 분야 AI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자국의 강점 분야인 농업 AI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충북도도 미래 발전을 위해서 충북 강점 산업과 AI 기술 융합을 서둘러야 한다. AI 분야 세계적 석학 앤드루 응( Andrew Ng)은 AI는 제조업의 새 심장이라고 말한바 있는데, 국토의 중심에 있고 첨단 산업 기업들이 많은 충북은 첨단 산업 AI 플랫폼으로서 대한민국 산업의 새 심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제조 기업들은 AI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차별화하면서도 생산 원가를 낮추어 제품 마진을 지키려는 노력으로 과거에 비해 더 많이 AI에 투자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제조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킬러 앱(Killer App) 솔루션들이 개발돼 제조 현장에서 AI의 도입 범위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앤드루 응이 창업한 제조업 AI 전문 스타트업 Landing AI는 2021년 비전검사(Vision Inspection) 솔루션 플랫폼인 Landing Lens를 폭스콘 등 첨단 제조 기업에 공급하여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했고, 미국의 조립 공정 AI 영상 분석 플랫폼 기업 Drishti, 이스라엘의 AI 생산공정 최적화 플랫폼 기업 Seebo 등도 상용화에 성공하여 차세대 유니콘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의 제한적인 업무를 제외하고는 산업 AI 적용사례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며, 특히 중소ᆞ중견 기업 중에서는 주목할 만한 효과를 거둔 AI 적용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산업계 수요와 유리된 구시대적 방식(빅데이터 머신러닝 수준)의 연구개발에 의해 킬러 앱 솔루션 개발이 부진하고 현장 활용 컴퓨팅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산업 AI 확산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솔루션 플랫폼과 컴퓨팅 인프라 기반의 ‘솔루션 중심의 산업 AI 개발’이 필요하다. SW 2.0이라 불리는 현재 딥러닝 AI 기술은 정확한 학습데이터를 특화된 인공신경말 모델에 학습시켜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한 SW를 생성해 내는 방식으로서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지식으로 SW를 설계하여 코딩하는 종래의 SW 1.0(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솔루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등)과 개발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장 적용 가능한 산업 AI 솔루션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현장 데이터, 산업 고급 전문가 지식, 특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이 제대로 결합되어야 하는데, 먼저 정확한 솔루션 목표가 정의돼야 하며, 이에 따라 특화 알고리즘 설계, 학습 데이터 수집, 현장 적용 테스트 및 개선이 순차ᆞ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보안과 안정성이 중요한 산업 현장에 AI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엣지 컴퓨팅∙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절히 분산하는 컴퓨팅자원 운용 인프라가 제공돼야 한다.

